향시계라고도 한다. 만수향(萬壽香)과 같이 선향(線香)의 연기가 꼬불꼬불하여 마치 ‘전(篆)’자와 같으므로 모기향을 향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모래시계는 모래가 흘러내려간 양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인데, 이것보다는 향시계를 사용하여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 더 쉽다. 그 이유는 향시계에서는 선향의 길이의 변화로 간단히 시간의 경과를 알아낼 수 있으나, 모래시계는 그릇의 모양, 기타의 조건 때문에 모래의 흐른 양을 간단히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향은 불당(佛堂)에서 의식을 위하여 항상 피운다. 향은 보통 분향(粉香)이나 선향이 쓰이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시간측정이 용이하다. 우리나라의 큰 절에는 노전(爐殿)이 대웅전과 함께 있는데, 노전스님이 선향을 피우고 지키며, 또 시간을 측정하는 일을 맡고 있다.
향시계가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활발히 사용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불당에서는 조선 말까지 시간측정에 쓰였다고 한다. 지금도 사찰에서는 30분향, 한시간향 등으로 불리는 만수향이 쓰이고 있다.
노승(老僧)의 말에 의하면, 참나무 버섯을 잿물에 삶아서 그늘에 말려 고운 가루로 향을 만들어서 돌에 불가(佛家)의 자형(字型)을 파서 만든 향반(香盤)에 넣고 한쪽 끝에 불을 붙여서 시간을 측정한다고 한다. 남병철(南秉哲)의 『의기집설(儀器輯說)』에는 향전이 시간측정에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