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原歌)는 전하지 않고, 『증보문헌비고』에 고종 36년(1249) 11월에 이 노래가 있었다는 기록과 함께 한역가(漢譯歌)가 전한다.
한역가는 총 5구이며,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박넝쿨 다 끌어들여도 한 두레박/가난한 부엌세간 다 긁어내도 한 두레박/가세 가세 멀리로 가세/저 산마루로 멀리로 가세/서리가 내리지 않으면 낫 갈아 가지고 삼 베러 가세(瓠之木枝切之一水鐥 陋臺木枝切之一水鐥 去兮去兮遠而去兮 彼山之嶺遠而去兮 霜之不來磨鎌刈麻去兮).”
내용은 아무리 애써 일하여도 집권층의 착취와 약탈로 가난과 주림을 면할 수 없는 백성들의 기막히고 억울한 처지와 살림살이를 통탄하면서, 그러한 처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행복한 삶에 대한 염원과 지향을 담았다.
곧, 제 1·2구는 은유법과 대구법의 수사적 표현을 통하여 풍요로운 가을이 아니라 뜰안에 심은 박넝쿨을 모두 거둬들여도 남는 것은 한 조각의 표주박뿐이고, 가난한 부엌 세간 모두 합쳐도 한 바가지를 채우지 못하는 극단적 가난과 주림을 절실하게 표현하였다.
다음 3·4구는 현실의 고달프고 비참한 처지에 미련을 두지 말고, 과감히 박차고 떠나 행복한 삶이 있는 희망적인 공간으로 떠나가자는 염원을 노래한 것이고, 마지막 구는 당시 집권층의 착취를 서리가 내리는 것으로 은유하고, 그들에 맞서 낫을 갈아 삼을 베듯이 없애버리고 새로운 삶을 창조하자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