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여 있고 바다와는 격리된 수괴(水塊)이다.호(湖)는 연안식물(沿岸植物)이 침입할 수 없을 정도로 수심이 깊은 것에 한정되며, 소(沼)는 수심이 얕으면서 수생식물(水生植物)이 생육하는 곳을 말한다.
호소는 성인적(成因的)으로 자연호와 인공호로 구분된다. 자연호는 빙하의 침식에 의하여 형성된 빙하호, 화산의 분화구인 화구호(火口湖)와 칼데라호(caldera湖), 지각 변동에 의한 구조호(構造湖), 침식작용의 결과로 생성된 침식분지호(侵蝕盆地湖), 만입이 모래톱에 막혀 형성된 석호(潟湖), 그리고 하천의 유로 변경에 따라 나타난 하적호(河跡湖) 등으로 세분된다.
인공호는 하천의 유로를 댐으로 막아 만든 것으로서 발전 · 홍수 조절 · 관개 · 관광 등 다목적으로 건설된 다목적댐호와 농업용수의 확보 및 관개를 목적으로 건설된 관개용댐호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호소는 자연호의 발달이 미약한 편이며 대부분이 인공호에 해당한다.
화산에 기원을 둔 자연호로는 천지(天池)와 백록담(白鹿潭)이 있다. 천지는 백두산 정상에 있는 칼데라호이다. 용왕담(龍王潭)이라고도 불리는 이 호수는 병사봉(兵使峰)을 비롯한 화구벽오봉(火口壁五峰)으로 둘러싸여 있다. 면적 9.2㎢, 동서 3㎞, 남북 4㎞, 수심 375m, 수면 고도 2,267m로 우리나라 호소 중 가장 깊고 높은 곳에 위치한다. 그러나 수온이 10℃ 내외로 낮은 빈영양호(貧營養湖)이기 때문에 어류나 파충류가 서식하지 않는다. 호수 북쪽에는 달문(闥門)이라는 화구뢰(火口瀨)가 있어 송화강(松花江)의 원류가 된다.
한라산 산정에 있는 백록담은 지름 약 500m, 둘레 약 3㎞인 타원형의 화구호이다. 옛날 선인들이 이곳에서 백록으로 담근 술을 마셨다는 전설에서 백록담으로 불리게 되었다. 지금은 한라산과 함께 제주도의 관광 명소 중 하나가 되었다.
모래톱에 의해서 생겨난 석호는 동해안을 따라 분포하며, 대표적인 것으로는 함흥 부근의 광포호(廣浦湖), 강원도 고성군의 화진포호(花津浦湖)와 송지호(松池湖), 속초시의 청초호(靑草湖), 강릉시의 경포호(鏡浦湖)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청초호는 천혜의 항만조건을 갖추고 있어 조선시대에는 수군만호영(水軍萬戶營)을 두고 병선을 정박시킨 일이 있으며,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擇里志)』에는 양양의 낙산사 대신 관동팔경 중의 하나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경포호는 호수가 거울과 같이 맑다고 하여 경포(鏡浦)라고 불리는데, 전면에 사주(砂洲)가 펼쳐지고 주위에 소나무가 줄지어 있어 절경을 이룬다.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경포호는 강원도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부근에는 경포대(鏡浦臺)를 비롯하여 오죽헌(烏竹軒) · 해운정(海雲亭) 등의 문화유산이 산재한다.
동해안의 석호는 관광 명소일 뿐만 아니라 담수어 및 희귀성 어족의 양식장으로도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석호는 담수호보다 플랑크톤이 풍부하여 부영양호(富營養湖)가 많다. 우각호(牛角湖)라고도 불리는 하적호는 하천의 유로 변동으로 일부 유로가 막히면서 형성된 호소이다.
한편 인공호는 발전을 주목적으로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것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압록강 중류의 수풍호(水豊湖), 압록강의 지류인 장진강과 부전강 상류의 장진호(長津湖)와 부전호(赴戰湖) 등이 있다.이 중 수풍호는 광복 당시 우리나라 최대의 인공호로 총 설비용량 64만㎾의 수력발전소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장진호와 부전호는 유역변경식(流域變更式) 수력발전을 목적으로 건설된 인공호이다.
광복 이후 경제개발의 일환으로 건설된 주요 다목적댐호로는 한강 수계에 소양호(昭陽湖) · 춘천호(春川湖) · 의암호(衣岩湖) · 충주호(忠州湖), 금강 수계에 대청호(大淸湖), 낙동강 수계에 안동호(安東湖)와 진양호(晉陽湖) 등이 있다.
관개용댐호는 대하천 지류에 축조된 재래식 저수지와 하구둑 및 방조제 안쪽에 형성된 대규모 호수 즉, 하구호(河口湖)로 구분된다. 전자는 우리나라가 고대로부터 벼농사 중심의 농업 국가였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그러나 규모에 있어서는 다른 인공호에 비하여 작으며 대부분 소(沼)의 성격을 띠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미호천(美湖川) 상류에 있는 초평저수지, 금강 상류의 논산저수지, 무한천(無限川) 상류의 예당저수지,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부량면에 있는 벽골제(碧骨堤) 등이 있다.
하구호로는 영산강 하구의 영산호(榮山湖), 삽교천 하구의 삽교호(揷橋湖), 안성천 하구의 아산호(牙山湖)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호수는 그 지역 농업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
황해로 유입하는 대하천 하구 부근에는 넓은 평야와 간석지가 있다. 그러나 충분한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하여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컸고, 역류(逆流)하는 바닷물로 인하여 염해(鹽害)가 자주 발생하였다.
이와 같은 자연재해의 악순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 황해로 흘러드는 대하천 하구에 하구호를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그 결과로 지금까지 만성적인 가뭄에 시달렸던 지역이 생산성 높은 전천후 농업지역으로 탈바꿈하였다.
거대한 인공호가 새로이 내륙에 축조되면 호수 주변은 물론 댐 하류에도 국지적인 기상 · 기후의 변화와 이에 따른 각종 동식물의 멸종 및 감소현상이 일어나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가 야기된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개발과 생태계의 보존은 상호 조화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