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태(混態)라고도 하며, 이러한 절차에 의하여 만들어진 단어를 혼성어(混成語, blend)라 한다. 방언에서 ‘찹다’라는 단어가 쓰이는데, 이는 ‘차다’와 ‘춥다’ 사이에서 이루어진 혼성어의 전형적인 예일 것이다.
혼성어는 언중(言衆)들이 일종의 실수에 의하여 만들어내는 수도 있고 제3의 단어가 필요하여 의도적으로 만드는 수도 있다. 앞의 ‘찹다’는 전자의 예일 것이다. 그런데 영어의 ‘brunch’는 breakfast와 lunch의 일부씩을 떼어 새로 만든 혼성어로서 아침과 점심 사이쯤에 먹는 식사를 가리킬 새 단어가 필요하여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어서 후자에 속한다.
smoke와 fog에서 만든 ‘smog’나 motor와 hotel에서 만든 ‘motel’ 등도 모두 후자의 전형적인 예들이다. 국어의 혼성어 예로 알려진 ‘거렁뱅이(거지+비렁뱅이)’, ‘막배기(막걸리+탁배기)’ 등은 거의가 전자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의도적으로 만드는 혼성어는 바탕이 되는 두 단어의 의미를 복합한 제3의 의미를 가지게 됨에 반하여 일종의 실수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혼성어는 애초의 두 단어와 결과적으로 거의 같은 의미를 가지는 특징을 보인다.
제3의 의미가 필요한 경우는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는 단어를 동원하는 데 반하여 ‘찹다’·‘비렁뱅이’의 경우는 애초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두 단어가 동원되고, 그 비슷한 의미 때문에 실수가 유발되는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지 혼성은 새 단어를 만드는 한 중요한 절차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