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 속에 복문이 들어 있거나, 복문 속에 중문이 들어 있는 복잡한 구조의 문장을 단순한 중문이나 복문과 구별하여 혼성문이라 부른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는 중문인데 이 중문 속에 다시 복문이 내포된 “눈이 오던 겨울이 가고, 꽃이 피는 봄이 왔다”는 혼성문이라 부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꽃이 피는 봄이 왔다”는 복문인데, 여기에 중문이 내포된 “새가 울고 꽃이 피는 봄이 왔다”는 혼성문이 된다. 이미 중문·복문이 단문(單文)에 비하여 복잡한 구조의 문장인데, 혼성문은 그 복잡한 중문·복문이 다시 얽혀 있어 문장 중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혼성문은 궁극적으로 중문이나 복문 중의 어느 하나로 귀속시킬 수도 있다. 직접구성요소로 분석하면 어떤 혼성문이든 중문이나 복문 중의 하나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눈이 오던 겨울이 가고, 꽃이 피는 봄이 왔다”는 크게 보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의 구조이므로 중문이다. 그 중문에 하나의 하위구조로 복문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즉, 이 문장을 평면적으로 파악하지 말고 층위적(層位的)으로 분석해 나가면 이 문장은 일차적으로 중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고, 따라서 굳이 혼성문이라는 별개의 종류를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그것이 이 문장구조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 길이기도 하다. “새가 울고 꽃이 피는 봄이 왔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문장은 일차적으로 복문이며, 그 복문 속에 하나의 하위구조로서 중문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문장이 복잡하게 얽히는 유형으로는 중문에 다시 중문이 내포되는 것도 있고, 복문에 다시 복문이 내포되는 것도 있다. “한국에서는 겨울이 가고 봄이 왔으나, 타이에서는 봄이 가고 여름이 왔다”는 두 중문이 다시 중문형식으로 접속되어 결과적으로 중문 속에 그 하위구조로서 다시 중문이 들어 있는 꼴이 되었다. “지난 달에는 과일값이 오르고 채소값은 내렸는데, 이달에는 채소값이 오르고 과일값이 내렸다”도 마찬가지다. 중문이 겹치기로 나타나는 이러한 유형도 혼성문의 일종일 것이다.
한편, “꽃이 피는 계절이 왔음이 분명하다’는 ‘계절이 왔음이 분명하다”라는 복문에 ‘꽃이 피는’이 다시 내포되어 복문 속에 다시 복문이 들어간 구조를 이룬다. 역시 이것도 혼성문의 일종일 것이다.
문장은 혼성문 속에 혼성문이 다시 내포될 수도 있어, 어디 이상으로는 복잡해질 수 없다는 경계를 긋기가 어렵다. 따라서, 혼성문은 평면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일차적으로 중문인가 복문인가, 또 그 각각은 다시 중문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복문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식으로 층위를 나누어 파악하는 길을 택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