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후치와 매후치의 두 종류가 있다. 평후치는 주로 이랑을 일구는 데에 쓰이고 매후치는 매는 데에 쓰는데, 앞의 것이 더 클 뿐 형태상의 큰 차이는 없다. 후치는 평안도의 건답지대(乾畓地帶)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성에(채라고도 한다)로는 Y자처럼 벌어진 자연목을 쓰며 술(주침이라고도 한다)과 한몸을 이룬 바닥이 매우 길어서 ‘ㄴ’자 모양을 이룬다. 술 끝에 가로 끼운 손잡이(탑조지라고도 한다)와 한마루(몰오리라고도 한다) 사이는 새끼줄로 연결하였다. 비스듬히 깎은 바닥 위에 놓인 날의 상부에는 ‘큰탕투’가 얹혀서 날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며 이들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목덕귀’를 질러놓았고, 이들을 다시 탕투누르개로 조였다.
한편, 한마루에는 목침처럼 ‘도짐’이 얹혀 있어서 날의 각도를 조정할 수 있다. 땅을 깊이 갈기 위하여 날을 세우려 할 때에는 이것을 주침이 쪽으로 바짝 당겨서 날을 세워주며, 낮게 갈 때에는 앞으로 밀어서 풀어주면 날이 뒤로 눕게 된다. 또 덩어리진 흙을 잘게 부수어 식물의 뿌리에 다져줄 때의 강도는 손잡이를 누르는 힘으로 조절한다.
평후치와 매후치는 형태가 매우 비슷하나 날 위에 얹힌 삼각뿔 모양의 철제 ‘탕투’와 갈라진 흙을 좌우로 떠넘기는 동시에 바닥에 다져주는 목제의 ‘목덕귀’가 달린 것이 평후치요, 이것이 없는 것이 매후치이다(매후치에는 탕투 대신 ‘널귀’라는 작은 쪽나무를 붙였을 뿐이다). 따라서, 평후치의 탕투와 목덕귀를 떼어내면 매후치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탕투의 너비는 22㎝, 높이는 15㎝이고 목덕귀의 길이는 34㎝, 너비는 16㎝, 두께는 10㎝ 가량이다.
평후치는 연장으로 갈아놓은 땅에 씨를 뿌릴 이랑(너비 12㎝, 깊이 9㎝ 내외)을 짓는 데에 쓴다. 후치로 지은 골은 목덕귀와 바닥에 의해서 판판하게 다져지기 때문에 씨앗이 싹트는 데에 필요한 수분이 흙 속에 오래 보존되는 이점이 있다. 평후치의 무게는 25㎏ 내외이다. 이것으로는 한 사람이 약 3,000평의 땅을 다룰 수 있다.
매후치의 바닥 위에는 너비 15㎝, 길이 50㎝ 가량의 멍에처럼 약간 휜 둥근 목재가 얹혀 있어서 날에 의하여 갈라진 흙을 벼 뿌리에 눌러붙여서 배토(培土)의 구실을 하는 동시에 덩어리진 흙을 잘게 부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풀이 길게 자라고 논에 물이 차 있을 때에만 쓰며, 풀이 짧고 땅이 말랐을 때에는 떼어내어야 한다. 매후치의 무게는 16㎏ 내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