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울』은 천원 오천석이 안데르센 동화를 비롯하여 여러 외국동화를 고르고 번역해서 편집한 외국동화 번역집이다. 1921년 광익서관에서 발행되었다. 『금방울』의 편역자는 오천원으로 되어 있는데, 방정환의 「새로 개척되는 동화에 관하여」(『개벽』, 1923.1)에서 '오천원'이 '천원 오천석'과 동일인이라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 번역동화집은 아동성(혹은 아동의 마음)의 발견을 통하여 어린이의 고유성과 존귀함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어린 생명의 순진함이 새로운 세상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계몽하기 위한 목적을 띠고 있었다.
『금방울』의 편찬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는 그 자신이 작성한 「『금방울』머리에」와 당시 『금방울』의 책광고(『동아일보』, 1921.8.24)가 있다. 그는 「『금방울』 머리에」에서 “어린 사람의 가슴에 돋아나는 영의 엄을, 밝은 곳으로 순결하게 기름이, 얼마큼이나 한 개의 존귀한 생명의 자람을 도울까, 함을 생각할 때에, 저의 가슴은 무한 뛰놀았습니다”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또한 『금방울』의 책광고에서는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에서 떠돌아다니는 완고한 자유롭지 못한 교훈담이라든가, 아름답지 못한 부자연한 허튼 소리는 얼마나 비둘기같이 양순한 어린 벗의 가슴에 고치지 못할 상처를 주었습니다. 일개 존귀한 어린 생명을 밝고 어진 곳으로 인도함이 여간 큰 역사(役事)가 아니겠습니까. 이제 오천원군은 그 유려한 채필(彩筆)로 동화의 왕이라 할 만한 안데르센의 구슬같은 비단같은 장미같은 작품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의 어린이의 세계에만 허락하는 아름다운 따스한 시를 품은 독물(讀物)을 순 우리글로 모드아, 우리 사회에서 일찍 시험하여 보지 못한 최초의 동화집을 만들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이를 통해 그 편찬의도를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다.
이를 종합하자면 『금방울』은 어린이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기는커녕 어린이를 ‘어린 어른’으로 규정하고, 어렸을 때부터 성인의 규범을 엄격하게 적용하던 사회적 상황에서 어린이 고유성을 천명하고 어린이에게 걸 맞는 감성과 이성, 그리고 덕성을 키워주기 위해 편찬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번역동화집 『금방울』에는 ‘이 조그만 거둠을 배달의 어린 동무에게 드립니다’라는 헌사와 함께 「길동무」, 「어린 인어 아씨의 죽음」, 「엘리스공주」, 「어린 석냥팔이 처녀」등 안데르센 동화를 포함해 「귀공자」, 「소녀십자군」, 「어린음악사」, 「눈물먹히는 프라스코비의 이야기」, 「소년 용사의 최후」, 「빛나는 훈장」 등 모두 10편의 동화가 번역, 수록되어 있다. 수록된 동화의 대부분이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그 고난을 이겨내거나 아니면 위험에 처한 나라와 가족을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는 것이 특징적이라 할 만하다.
『금방울』은 무엇보다 어린이의 고유성을 인식하고 그들의 정서와 덕성을 계발하기 위하여 어린이에 걸맞는 문학 형식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데 문학사적 의의가 있다. 이 번역동화집은 곧이어 광범위하게 펼쳐진 방정환의 ‘어린이의 발견’과 ‘동화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데 중요한 성과로서 평가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