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문학 ()

현대문학
개념
한국전쟁이 가져온 처참한 상황과 정신적 상처와 우울 등을 인간 존재의 부조리 측면에서 파악하고 형상화한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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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전후문학은 한국전쟁이 가져온 처참한 상황과 정신적 상처와 우울 등을 인간 존재의 부조리 측면에서 파악하고 형상화한 문학이다. 한국전쟁이라는 주제를 이념적 차원에서 전유하려는 기성 작가들에 대항해,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죽이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과 세계에 대한 깊은 환멸을 담아내고자 했다. 1950년대 중반 전후세대 작가와 시인들의 작품에서 시작되었다. 전후문학은 근대 이후 한국에서 이루어진 근대적 기획들을 근본적으로 해체하고 또 다른 윤리의 필요성을 적극 환기했는데, 이들의 성과를 토대로 1960년대에 4·19세대가 또 다른 근대적 주체와 윤리를 모색해 나갔다.

정의
한국전쟁이 가져온 처참한 상황과 정신적 상처와 우울 등을 인간 존재의 부조리 측면에서 파악하고 형상화한 문학.
개설

전후문학은 195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손창섭, 장용학, 오상원, 이범선, 박인환, 김경린 등 소위 전후세대 작가와 시인들의 작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들은 한국전쟁이라는 주제를 이념적 차원에서 전유하려는 기성 작가들에 대항해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죽이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이라는 측면에서 맥락화하고자 하였다.

즉 이들 전후세대 작가들은 전쟁을 자신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예외상태로 인정하기보다는 전쟁이라는 폭력을 통해서라도 이념을 구현하고자 하는 근대세계에 대한 깊은 환멸을 보였다. 또한 그런 부조리한 질서에 저항하지 못하고 오히려 순종하는 자세로 살아갔던 인간 전체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회의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연원 및 변천

전후문학은 원래 제1 ·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난 문학적 경향, 즉 전쟁이라는 극한상황 속에서 각 개인이 경험했던 정신적 외상들과 전쟁을 통해 뼈저리게 확인한 인간에 대한 불신을 허무주의적이고 퇴폐적인 정서로 표현하던 전 세계적인 문학적 경향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전후문학은 전쟁 후에 전쟁(혹은 그 이후)의 상황을 형상화한 모든 문학을 통칭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공포와 그 기원을 이데올로기적 차원이 아닌 인간(성) 자체의 부조리함에서 찾았던 특정한 문학적 경향을 지칭한다.

전후문학이 한국문학에 나타난 것은 한국전쟁 이후이다. 한국전쟁은 남/북, 좌익/우익, 자본주의/사회주의, 미국/소련 등의 각기 다른 이념이 격렬하게 충돌한 전쟁이다.

하지만 전쟁의 필요성과 필연성, 그리고 정당성을 승인하고 그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세대와는 달리 어느 날 갑자기 전쟁에 동원되어 전쟁이라는 극한상황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던 세대들도 있다.

즉 전쟁 전에는 어떤 동질성도 없었던 이들이 전쟁을 겪으면서 공통감각을 형성하게 된 것인데, 이들을 일컬어 ‘전후세대’라고 한다. 이들 전후세대들은 전쟁을 어떤 정당한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예외적인 정치행위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죽이는 인간성 상실의 자리이자 세계 상실의 경험으로 맥락화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한국전쟁이라는 공포와 극한 상황 속에서 오로지 기존 전통에 대한 신뢰는 물론 인간(성) 자체에 대한 믿음을 고통스럽게 확인한 이들 전후세대 작가와 시인은 전전세대와는 전혀 이질적인 세계상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195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작가들은 한국전쟁을 인간이 구축한 (근대)세계 전체에 대한 깊은 환멸과 인간 자체의 부조리함이라는 관점에서 읽어내며 동시에 한국문학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했다. 이에 따라 1950년대의 한국문학은 ‘전후문학’의 시대가 된다.

내용

한국의 전후문학은 당연히 한국전쟁 이후부터 나타난다. 그렇다고 한국전쟁 직후 전후문학이 곧바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 전쟁 이후 전후의 상황을 먼저 표현하기 시작한 작가들은 한국전쟁 중 종군작가로 활동했던 전전세대 작가들이었다.

이들 전전세대 작가들은 주로 한국전쟁과 전쟁 이후의 상황을 한국전쟁 전의 시각, 즉 남/북, 좌익/우익, 자본주의/사회주의, 미국/소련 등을 적대적으로 인식하는 이데올로기적 시각으로 맥락화하고 형상화하였다.

당연히 이들 전전세대 작가들은 전쟁의 폭력성과 전쟁 이후 황폐함의 원인을 각기 상대방의 이데올로기나 정치체제에서 찾고자 하며 그 해결책도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쪽으로 제시한다.

즉 이들 작가들은 전쟁의 폭력성을 다루면서도 그 폭력성을 전쟁 자체의 폭력성에서 찾기보다는 ‘적’의 폭력성에서 찾으며, 전쟁의 황폐함을 극복하는 방법도 현재의 국가체제와 이데올로기를 공고하게 하는 것에서 찾았던 것이다.

이러한 전쟁과 전쟁 이후에 대한 인식은 1955년경부터 전후세대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 시기부터 「요한시집」(장용학), 「유실몽」, 「혈서」, 「잉여인간」(손창섭), 「암사지도」( 서기원), 「쑈리 킴」(송병수), 「불신시대」( 박경리), 「모반」(오상원), 「오발탄」(이범선) 등의 작품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이때부터 ‘전후문학’의 시대가 시작된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이들 대부분의 전후세대 작가들은 전쟁의 필요성과 필연성, 더 나아가 정당성을 승인하고 한국전쟁에 참여한 경우가 아니라 어느 날 문득 전쟁이라는 외상적 실재와 맞닥뜨린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들 전후세대 즉 전쟁의 공포를 통해서 전쟁 후에 이념적 · 경험적 동질성을 획득한 세대들은 그 출발부터 전전세대와 전혀 다른 세계상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이들 전후세대 작가들은 전쟁 속에 나타난 부자유, 미완성, 추문, 죽음의 현장, 파괴된 육체 등을 ‘그것의 일반적인 연관성에서부터 떼어놓은’ 채로, 즉 전쟁이 가져온 파괴의 잔해들을 그야말로 비유기적으로, 무형적인 파편 조각으로 펼쳐놓는다.

아니면 전쟁에서 살아남은 존재들의 참을 수 없는 고통, 혐오, 슬픔, 무기력, 절규, 공포 같은 것을 실재적인 필치로 묘사한다. 다시 말해 이들 전후세대 작가의 전후문학 작품들은 ‘우연히 살아 있는’(손창섭, 「혈서」), ‘순전한 무사유성’의 ‘병자들의 노래’를 통해 전쟁 자체의 폭력성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하지만 전후세대의 전후문학 작품들이 전쟁의 폭력성과 후유증만을 고발한 것은 아니다. 전후세대의 전후문학은 전쟁에서 겪은 트라우마로 인해 ‘순전한 무사유’, 혹은 ‘순종하는 신체’로 전락한 인간 존재를 집중적으로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자유’ 혹은 ‘평등’ 등의 이념을 앞세워 광기의 전쟁을 초래한 근대성의 원리를 철저하게 비판하는 것은 물론 근대성이라는 초자아에 짓눌려 자기 스스로의 운명을 상실한 현존재들의 부조리성을 충격적으로 묘파하기도 한다.

전후세대 전후문학의 이러한 특징은 전후세대의 전후시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특히 박인환, 김규동, 조향, 김경린 등의 ‘후반기’ 시 동인들은 전쟁을 경험한 세대의 불행한 자의식과 세계 상실의 절망을 철저한 해체적 경향을 통해 표현하거니와, 더 나아가 이를 통해 근대적 세계에 대한 심도 있는 반성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시한다.

1960년 신구문화사에서 『세계전후문학전집』이 간행되는데, 이중 1권이 『한국전후문제작품집』이다. 여기에는 전후세대 전후문학 작품이 모두 포함되어 한국 전후문학의 특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한국 전후문학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무엇보다 근대 이후 한국에서 이루어진 근대적 기획들을 근본적으로 해체하고 또 다른 윤리에 대한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환기시켰다는 데에 있다.

좀 더 부연하자면, 한국의 전후문학은 전쟁의 공포를 통해 전쟁으로 치닫고 만 근대적 기획 전반을 근원적으로 비판하고 전쟁 후의 순전한 무사유(혹은 무의지)의 (정신적) 병자들을 통해 근대적 기획들이 인간 존재 모두를 얼마나 부조리하게, 다른 말로 표현하면 얼마나 철저하게 ‘순종하는 신체들’로 전락시켰는지를 실재적으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에 그 문학사적 의의가 있다.

흔히 전후세대 이후에 등장한 4 · 19세대가 그간의 근대적 기획과는 다른 또 다른 근대적 주체와 윤리를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1950년대의 전후문학이 일궈낸 성과 때문에 가능했다.

참고문헌

『한국현대시사』(오세영 외 지음, 민음사, 2010)
『한국현대문학사』2(권영민, 민음사, 2002)
『한국소설사』(김윤식·정호웅, 문학동네, 2000)
『한국전후문제작품집』(백철·조지훈 외편, 신구문화사, 1960)
「근대문학 이후를 향한 ‘현대문학’의 욕망」(류보선, 『현대문학』 10, 2008)
집필자
류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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