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은 1936년 창문사에서 이상·김기림 등이 순수문학을 지향한 ‘구인회’ 활동의 일환으로 창간한 잡지이다. ‘구인회’는 경향문학을 부정하고 순수문학의 옹호를 취지로 발족했으나, 이후 문명사회 비판이라는 모더니즘적 지향을 보였다. 이 잡지에는 1936년 당시 ‘구인회’ 회원인 이상·박태원·이태준·김기림·정지용·김유정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권두언 성격의 글인 김기림의 「걸작에 대하여」가 첫 번째 자리를 장식했다. 이상이 1936년 10월 일본으로 간 후 ‘구인회’ 활동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면서 2호는 나오지 못했다.
『시와 소설』은 1933년 8월에 애초에는 경향문학을 부정하고 순수문학의 옹호를 취지로 하여 발족하였다가 나중에는 문명사회 비판이라는 모더니즘적 지향을 보였던 ‘구인회’ 활동의 일환으로 발간되었다. ‘구인회’는 초기에는 카프(KAPF: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 중심의 계급문학을 비판하고 순수문학을 옹호하는 강연회나 합평회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처음 ‘구인회’결성을 주도하였던 이종명(李鍾鳴), 김유영(金幽影)이 탈퇴하고 박태원, 이상, 김유정, 김환태가 새로 가입하면서 자본주의 문명에 대한 비판을 중핵으로 하는 문학적 실천을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동질성을 구현하기 위해 만든 동인지가 바로 『시와 소설』이다.
창문사에서 1936년 3월 13일 창간호가 발행되었다. 이상의 「사신」에 따르면 2호를 내고자 하였으나 편집을 맡았던 이상이 1936년 10월 일본으로 간 후 ‘구인회’ 활동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면서 기획하였던 2호는 나오지 못하였다.
이 잡지에는 ‘구인회’의 동인지인 만큼 1936년 당시 ‘구인회’ 회원들의 작품들이 주로 수록되어 있다. 권두언 성격의 글로 김기림의 「걸작에 대하여」가 첫 번째 자리를 장식하였고, 수필란에 이태준의 「설중방란기(雪中訪蘭記)」, 김상용의 「시(詩)」, 박태원의 「B씨와 도야지」, 시란에 정지용의 「유선형(流線型) 애상(哀傷)」, 김상용의 「눈오는 아침」, 백석의 「탕약」, 이상의 「가외가전(街外街傳)」, 김기림의 「제야(除夜)」, 소설에는 박태원의 「방란장주인」, 김유정의 「두꺼비」가 실려 있다. 잡지 앞머리에 ‘예술이 예술된 본질은 묘사될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를 종합하고 재건설하는 자아의 내부성에 있다’(김환태), ‘어느 시대에도 그 현대인은 절망한다.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 때문에 또 절망한다’(이상) 등의 ‘구인회’ 회원들의 에피그램이 실려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시와 소설』은 창간호밖에 간행되지 못하였고, 창간호 또한 동인들의 통일된 문학적 이념이나 방법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구인회’ 회원들의 글을 모아놓았을 뿐이다. 그러나 『시와 소설』에는 한편으로는 카프의 ‘운동으로서의 문학’, ‘선전 · 선동의 수단으로서의 문학’, ‘집단적 언어로서의 문학’을 비판하고 ‘무목적의 목적성으로서의 문학’과 ‘개인의 고유한 진리를 구현하는 문학’을 완성하려는 동인들의 의지가 잡지 곳곳에 스며있을 뿐만 아니라, 1930년 초중반부터 급격하게 진행된 대도시화와 문명화 현상, 그리고 그에 따른 인간의 도구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문학사적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