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문학은 대중을 특정한 정치적·사상적 경향으로 계몽하고 유도하기 위한 문학이다. 서구의 낭만주의 시대는 순수문학적인 관점에서 경향문학을 철저히 배척했다. 러시아혁명 이후 계급문학적 경향이 강조되면서 공산권에서 경향문학이 활발하게 나타났다. 한국 문학사에서 경향문학은 일제 식민지 시대에 등장한 계급문학을 의미한다. 계급주의적인 프롤레타리아문학은 1925년 김기진·박영희 등이 결성한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KAPF)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한국의 경향문학은 문학의 사회적 가치와 그 기능에 대한 적극적인 확대를 시도했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서구 문학의 경우 낭만주의 시대에는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순수문학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경향문학은 철저히 배척되었다. 그러나 러시아혁명 이후 계급의식을 고취하는 계급문학적 경향이 강조되면서 한때 공산권에서 특히 이런 작품 경향이 활발하였다.
경향문학은 결국 정치적 목적성으로 기울어져 있는 문학을 말하기 때문에 예술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계급투쟁과 계급의식의 고취를 위해 당에 복무해야 한다는 계급주의적 경향문학은 정론적 교조주의에 얽매어 선전문학으로 타락해버린 경우가 많다.
한국 문학사에서 경향문학은 일제 식민지시대에 등장한 계급문학을 의미한다. 계급주의적인 프롤레타리아문학은 1925년 김기진(金基鎭) · 박영희(朴英熙) 등이 결성한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KAPF : Korean Artist Proletarian Federation)을 중심으로 전개된 바 있다.
조선프로예맹의 조직과 함께 구체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계급문학운동은 식민지 지배세력인 일본의 침략을 서구 제국주의 논리에 따른 자본주의적 침략으로 규정함으로써, 문학을 통한 반제, 반식민 사상의 구체적인 표현을 중시하게 된다. 이와 같은 식민지 노선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은 계급의식에 기초한 계급문학운동을 통해 무산계급의 역사적 사명을 강조하고 그 투쟁의식을 제고해 나아간다는 데에 역점을 두게 된다.
물론 계급투쟁의 궁극적인 목표는 식민지 지배상황에서 피지배계급에 해당되는 한국 민족의 해방을 의미하는 것이다. 계급문학운동의 실천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는 특성은 기존의 모든 문학적 현상에 대해 그 부르주아적 속성을 비판하고, 계급의식에 치중한 투쟁적인 문학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고자 하는 점이라고 하겠다. 1927년부터 방향전환론이 제기되자 계급문학운동은 문학에 대한 이념적 규정을 강화하고 조직 활동의 확대를 기하면서 정치적 투쟁의식을 더욱 강조하였다.
그러나 계급문학운동은 일본 총독부의 사상 탄압에 의해 그 실천적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지는 못했다. 1931년과 1934년 두 차례에 걸친 조선프로예맹 맹원에 대한 집단적인 검거사태와 혹심한 언론 탄압으로 그 조직의 와해 위기를 맞으면서 방향성을 제대로 정립시킬 수 없게 된다. 1935년 조선프로예맹의 해산은 민족의 사상운동에 대한 일본 총독부의 탄압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사건이라고 할 것이다.
한국의 경향문학은 조선프로예맹이라는 집단적인 조직을 바탕으로 사회적 확대를 시도한 바 있다. 조선프로예맹의 결성과 그 하부조직의 확대는 문학운동의 집단적인 실천과 그 공동체적인 연계의식의 확보에 결정적인 기반을 제공한다. 조선프로예맹은 각 지방에 10개의 지부를 두고, 동경에 ‘동경지부’를 결성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조직력을 발휘하였다.
이러한 조직 활동은 문학창작 활동을 집단적 이념으로 고정시키는 과오를 범하기도 하였으나, 식민지 상황에서 모든 문학 예술인들에게 공동체적인 운명의 인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 주체적인 사상적 대응을 적극화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조직의 해체가 곧 계급문학운동의 종말을 의미했던 점을 생각한다면, 조직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경향문학에서 문학의 사회적 가치와 그 기능에 대한 적극적인 확대를 시도했던 것은 주목되는 특징이다. 이른바 문학예술의 대중화를 내세운 계급문학운동의 실천방향에서 노동자, 농민을 문학예술의 수용계층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던 노력은 문학예술의 현실적 기반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기영(李箕永) · 조명희(趙明熙) · 송영(宋影) 등의 농민문학과 한설야(韓雪野) · 이북명(李北鳴) 등의 노동문학은 식민지시대 경향문학의 성과로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도식주의적인 이념의 주입과 정치적 선동을 내세워 예술적 형상성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의 획득을 위한 문학적 실천 작업이 중시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경향문학은 계급문학운동의 실천을 위한 이론적 투쟁을 통해 자체 논리를 확보하였다.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비평의 논리화는 계급문학운동 가운데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셈이며, 많은 새로운 쟁점이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 박영희와 김기진을 통해 이루어진 소설의 내용과 형식 문제에 대한 논의가 예술의 본질 문제로 확대되고, 창작 방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케 한 것도 모두 계급문학의 논쟁을 통해 이루어진 성과이다.
조선프로예맹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한국의 경향문학은 계급의식과 문학의 사회적 기능성에 대한 강조에 치중함으로써 문학의 예술성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문학의 사회적 실천을 통해 식민지적 상황에 대한 인식의 철저성에 눈뜨게 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
경향문학은 식민지 상황에서 노정된 현실적 모순을 비판하고, 일제의 침략정책에 정신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실천적 의지를 문학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현실에 대한 문학의 대응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실천의 구체성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공론에 지나지 않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계급문학운동은 민족주의적인 색채를 부인하며 민족의식을 부정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되어 왔으나, 그 문학적 실천 과정 속에서 민족의 독자성과 주체성에 대한 신념을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식민지 상황에서의 피지배계급의 문제가 곧바로 피지배민족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식민지적 상황을 철저하게 비판하고자 했던 당시의 경향문학이 가장 주체적인 문학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