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은 순익(淳翼). 함경남도 장흥 출생. 함흥고등보통학교를 졸업했다. 1927년 흥남질소비료공장의 현장 노동자로 취직한 후 공장 친목회사건으로 검거되기까지 3년간의 공장 체험을 바탕으로 「질소비료공장」(1932) 등의 작품을 창작한다. 1930년 이후 장진강 수전공사장에 근무하였다.
1945년에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에 가담하였고, 광복 이후에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과 조선작가동맹 부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작가의 출세작인 「질소비료공장」은 일제치하에서 우리 노동자들이 겪어야 하는 비참한 삶과 이에 대한 저항을 다룬 작품이다. 문길이라는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팔이 잘리고 가스에 중독이 되는 열악한 작업 환경과 낮은 보수, 그리고 언제 쫓겨날 지 모르는 해고의 위협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북명의 작품세계는 「답싸리」(1937)를 기점으로 커다란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 1930년대 초반에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민중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노동소설들을 주로 발표하였는데, 노동소설이 흔히 빠져들었던 이념적 추상성과 도식성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의 노동소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현장 체험에 근거한 노동 환경과 노동 조건의 구체적인 문제성을 제시하고 있는 점, 노동자들의 삶의 궁핍성을 구체적으로 강조함으로써, 노동 투쟁의 경제적, 상황적 필연성을 제시하고 있는 점, 노동자들의 계급적인 위상과 그 사회적 존재 의미를 설정하고자 한 점 등이다.
그러나 소설적 인물로 등장하는 노동자들이 지나치게 유형화되어 있다든지, 갈등과 그 극복의 과정을 단순화시키고 있는 점 등은 그의 소설의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는 「질소비료공장」·「기초공사장」(1932)·「암모니아 탕크」(1932)·「출근정지」(1932)·「여공(女工)」(1933)·「정반(正反)」(1934)·「오전 3시」(1935)·「공장가」(1935)·「민보(閔甫)의 생활표(生活表)」(1935) 등이 있다.
카프(KAPF :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 해체 이후 계급문학운동이 퇴조하는 동안 이북명은 인정과 세태의 인간적인 측면을 그리면서도 여전히 자신이 관심을 두어온 노동자들이 삶을 중시하였다. 그는 삶의 고통 속에서도 건강한 생명력와 웃음을 잃지 않은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회적 모순을 역동적으로 형상화하지 못한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광복 직전까지 발표한 작품으로는 「아들」(1937)·「칠성암(七星岩)」(1939)·「야회(野會)」(1939)·「화전민」(1940)·「빙원(氷原)」(1942) 등이 있다. 또한 평론으로 「사실주의 절대기술」(1935)·「주제의 적극성 기타」(1936)·「공장문학과 농민문학」(1936)·「문학건설에 자(資)할 신제창(新提唱)」(1939)·「자기비판과 소설의 순수성 파악」(1939) 등을 발표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