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톱 이야기」는 김정한이 지은 단편소설이다. 1966년 10월 『문학』에 게재되었다. 작중 화자로 등장하는 ‘나’라는 일인칭 서술자가 작품의 창작 동기를 말해주는 액자소설의 형식이다. 작품은 갈밭새 영감을 중심으로 등장인물이 불의와 부조리에 저항하는 행동을 통해 삶에 대한 강한 욕구를 보여주면서 민중적 삶의 의미를 드러낸다. 작가는 ‘나’의 서술자적 입장을 철저히 객관적인 보고자의 위치에 고정시켜 소설적 상황의 인식에 리얼리티를 더하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사하촌」(1936) 이래 견지하여 온 작가의 일관된 현실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1966년 10월 『문학(文學)』 6호에 게재되었고, 1975년 삼중당(三中堂)에서 간행한 『김정한 단편선(金廷漢短篇選)』에 수록되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약 20년간의 침묵을 깨고 문단에 복귀하면서 발표한 것이다. 출세작 「사하촌(寺下村)」(1936) 이래 견지하여온 일관된 현실 인식을 보여줌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20여 년 전 내가 담임을 맡고 있던 제자 ‘건우’의 가정방문을 계기로, 낙동강 하류의 어떤 외진 모래톱에 얽힌 사연을 술회하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건우의 지각으로 그가 나룻배 통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의 글을 통하여 그가 살고 있는 ‘조마이섬’의 내력을 알게 된 나는 어느 날 가정방문을 하러 그곳에 간다.
건우는 전란에 남편을 잃은 어머니와 작은 아들마저 원양어업을 나갔다가 목숨을 잃는 비극을 겪은 할아버지 갈밭새 영감과 함께 살고 있었다. 옛날에 어떤 혐의로 육군 특무대에 갇혀 있을 당시 만났던 ‘송아지 빨갱이’라는 별명의 윤춘삼과 우연히 재회하면서, 건우 할아버지와 윤춘삼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그들의 고통을 알게 된다.
섬사람들은 대대로 자신들의 땅에서 살아왔다. 식민지시대에는 자신들이 지켜온 땅을 일본인에게 빼앗겼다가 다시 광복 후에는 힘있는 국회의원에게 빼앗긴다. 그리고 이어서 또다시 돈많은 유력자에게 그 땅이 넘어가 버림으로써 조상 대대로 가꾸어 온 섬의 땅을 자기들의 것으로 하지 못한다는 기구한 사연이었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땅을 지키려는 섬사람들의 끈질긴 노력과 인내심에 공감하게 된다.
또한 가정방문을 통하여 건우의 집안 사정과 섬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해 여름, 나는 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뒤에 건우로부터 섬마을 방문 초청을 받는다. 내심 날짜를 정한 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큰 장마가 지자, 나는 섬사람들이 걱정되어 낙동강 하구에 나갔다가 그곳에서 건우네 일을 전해 듣는다.
물이 불어나 억지로 물길을 막아놓았던 섬의 방축 때문에 섬 안에 물이 차게 되자, 사람들이 그 둑을 부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섬의 토지에만 욕심을 부리고 있던 유력자의 하수인들이 섬사람들을 방해하자 건우 할아버지는 급기야 그 중 한 사람을 물 속으로 밀쳐버려 죽게 하였고, 결국 경찰에 끌려갔다는 것이다. 그 뒤 건우는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이 작품은 일종의 액자소설이다. 소설의 첫머리에 작중화자로 등장하는 ‘나’라는 일인칭 서술자가 작품의 창작 동기를 말해주는 부분이 바로 액자의 외곽에 해당된다. 작가는 ‘나’의 서술자적 입장을 철저히 객관적인 보고자의 위치에 고정시킴으로써 소설적 상황의 인식에 리얼리티를 더하여주고 있다.
갈밭새 영감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이 불의와 부조리에 저항하는 행동은 삶에 대한 강한 욕구를 보여주면서 민중적 삶의 의미를 드러낸다. 구체적인 공간을 등장시키는 작자 특유의 창작방법은 역시 이 작품에서도 반복되면서, 고통스러운 농촌 현실을 증언하듯 보여주고 있는 데에 그 민족문학적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