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선은 경기도 여주 출신으로 상해임시정부 선전부장 엄항섭(嚴恒燮)의 장녀이다. 그녀는 1938년 12월경부터 한국광복군(韓國光復軍)의 전신인 한국광복진선청년전지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戰地工作隊)의 공작대열에 오희옥(吳姬玉) 등과 함께 참가하였다. 박영준ㆍ이재현ㆍ노복선 등과 함께 일본군 내의 한국인 병사에 대한 초모공작(招募工作)의 일환으로 연극이나 무용 등을 통하여 적국의 정보를 수집 보고하는 한편, 대원들의 사기를 앙양시키면서 중국 국민들에게 조국의 독립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의지를 널리 알렸다.
엄기선은 1943년 2월경부터 중국 중경(重慶)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선전부장으로 활약하던 아버지를 도와 중국측 방송을 통하여 임시정부의 활동상황과 중국에서의 일본군의 만행을 동맹국과 국내 동포들에게 알렸고, 일본군 내의 한국인들과 국내 동포들에게 염전사상(厭戰思想)을 고취시켰다. 또한 중국 토교(土橋)의 깊은 산 계곡에 소재한 수용소를 찾아가 일본군 포로 중 한국 국적을 가진 사병들을 위문하고, 일제의 패망을 예견하는 선전공작에 진력하는 등 광복을 맞이할 때까지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광복 후인 1964년부터는 대전에 루시모자원을 운영하며 결손가정의 가족들을 돌보는 등 사회복지활동을 폈다.
1993년에 건국포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