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강원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칠(漆)은 옻나무과의 수액으로, 각종 공예품에 옻을 입히는 재료이다. 옻칠은 생칠(生漆), 정제칠(精製漆), 화칠(火漆)로 구분되지만, 크게 생칠과 정제칠로 나뉘기도 한다. 이 중 정제칠은 무기성 안료의 단청과 배합하여 다양한 채색안료의 접착제로 이용되는 2차 가공 공정을 말한다. 칠정제장은 2003년 3월 21일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기능보유자 박원동(강원도 원주시 거주)에 의해 기법이 보존 전승되고 있다.
칠은 옻나무에서 채취한 옻칠과 황칠나무에서 채취되는 황칠이 있다. 이 가운데 옻나무에서 얻어진 옻칠은 나무진과 화칠로 구분된다. 제조과정과 배합재료 및 제작과정에 따라 1차 공정에서 날칠, 즉 생칠이 생산되고, 2차 공정에서 정체칠이 완성된다. 그러므로 옻나무에 트집을 내어 받아낸 생칠과 옻나무를 벌채하여 불에 구운 다음 수분을 제거하여 얻어낸 익은 옻칠인 정제옻으로 나뉜다.
우리나라 옻의 질은 고대 문헌에 나타나는데 신라 때는 칠전(漆典)이라는 관영공방을 두었고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였다. 칠정제는 우리나라 나전 및 칠공예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로서, 원주 지역에서는 전통적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원주 정제칠의 과정은 첫째 본칠(本漆), 둘째 가합칠(加合漆), 셋째 흑칠(黑漆)이다. 본칠은 생칠원액을 정제기에 넣고 작업하는 것으로 원액이 검게 변하는 흑화현상을 보인다. 완성된 본칠을 목기에 바르면 색의 선명도가 생칠원액을 사용하는 것보다 월등하게 좋고 칠화 작품도 안료 배합에 따라 다양하게 색상을 나타낼 수 있다. 가합칠은 정제과정이 본칠과 같으나 정제 중 온도를 높이면서 건성기름을 넣는 것으로, 나전칠기에는 유연성을 주고 칠의 질을 향상시킨다. 마지막 흑칠의 정제과정은 가합칠과 같으나 첨가제로 철분을 넣어 흑색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생칠원액이 철분과 합치면 흑색으로 변하는 특성을 이용한 방법이다.
칠정제장 박원동 기능보유자는 1964년부터 원주칠공예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칠정제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했으며 원주 옻칠산업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그동안 원주 치악산 중심의 원조 옻칠정제를 지켜왔으며 그의 정제기술이 뛰어나 원주 옻칠의 전통적인 기법이 보존 전승되고 있다.
옻칠정제는 최근 대용칠의 등장과 외국산 옻의 대량 수입으로 전통방식의 기능 보존과 전승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원주시가 옻칠공예의 특화된 중심지로 부각되면서 칠정제장을 포함하여 칠장, 생칠장, 나전칠기장 등이 강원도의 무형유산으로 지정되고, 각 분야 기능보유자를 두어 전통문화의 보존 전승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