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08㎝, 가로 122㎝. 현왕과 권속들이 망자를 심판하는 광경을 간단하게 묘사한 것으로, 화원 임평(壬平) 등이 통도사 대법당의 불화로 조성하였다. 시왕은 사람이 죽은 후 7일 후에 망자를 심판하는 것과는 달리, 현왕은 사람이 죽은 지 3일 만에 망자를 심판하는 왕으로서, 다음 생에는 보현왕여래(普賢王如來)가 된다고 한다. 이 현왕탱은 ‘건륭 40년’, 즉 1775년(영조 51)의 명문이 있어 조성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현왕은 대륜성왕(大輪聖王)과 전륜성왕(轉輪聖王)을 좌우 보처로 삼고, 대범천왕(大梵天王), 제석천왕(帝釋天王), 사천왕, 선악동자, 판관, 녹사(綠事), 감재사자(監齋使者), 직부사자(直府使者) 등을 권속으로 두고 있다. 화면의 중앙에는 흰 바탕에 수묵산수(水墨山水)가 그려진 5곡병풍을 배경으로 수염이 성성한 현왕이 금강경(金剛經)을 얹은 관을 쓰고 등 높은 의자에 앉아 왼쪽을 향하고 있다. 잔잔한 문양이 시문된 붉은 관복을 입은 현왕은 당당한 자세에 더부룩한 수염 등 왕으로서의 기품이 잘 드러나 있다. 보통 현왕도에서 벼루와 연적 등이 놓인 책상을 앞에 두고 있는 것과는 달리 두 손을 무릎 위에 대고 앉아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현왕의 앞쪽에는 허리를 구부린 채 왕을 향해 두루마리를 읽거나 홀을 들고 무엇인가를 보고하는 듯한 모습의 인물들이 묘사되었으며, 그 위로는 감재사자와 직부사자, 동자 등이 좌우 대칭으로 그려져 있다.
비교적 작은 화면에 인물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였으며, 인물 사이사이에 채운을 그려 넣어 화려하면서도 꽉 찬 느낌을 준다. 채색은 녹색과 적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으며, 황색과 청색, 백색 등이 함께 사용되었다. 유려한 필선에 세밀한 필치, 짜임새 있는 구도 등이 돋보이며, 병풍 속의 수묵산수에서는 일반 회화적인 요소를 엿볼 수 있다.
이 현왕탱은 명문이 남아 있어 조성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불화로서, 병풍 속의 수묵산수에서는 일반 회화적인 요소를 엿볼 수 있어 회화사적 가치가 크다. 통도사에 남아 있는 다른 불화들과 더불어 조선 후기 불교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