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간접자본이 가지는 재화의 두 가지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의 생산 활동을 지원하여 간접적으로 생산력을 높이는 기능을 갖는 자본이다. 생산 활동에 있어서 자본은 직접자본과 간접자본의 형태로 나뉜다. 직접자본은 생산 활동에 직접 투입되는 자본으로서 현금자본, 시설(토지, 건물, 기계 등 고정자본), 원료(유동자본)를 의미한다. 간접자본은 여러 가지 생산 활동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자본으로서 도로, 철도, 항만, 통신, 전력, 공공서비스 등을 말한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사회간접자본은 생산 활동에 필요한 자본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자본을 뜻한다. 둘째,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기반이 되는 필수불가결한 재화, 즉 공공재로서 공동소비성(비경합성), 비배제성의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사회간접자본은 시장 기구를 통하여 충분히 공급되기를 기대하기가 힘들 뿐 아니라 민간부문에서 공급 및 운영되더라도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규제를 직·간접적으로 받게 된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공공사업(Public Works)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후,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개념은 1940년대 후반의 ‘국가발전 프로그램의 일부로써 개발계획(Development Projects as Part of National Development Programs)’에서 사용되었다. 그 이후 1950년대 개발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사회간접자본, 하부구조 또는 기반구조(Infrastructure)라고 하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불균형성장론을 주창한 허쉬만(Albert otto Hirschman)은 다른 다양한 산업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나 서비스와, 공공기관에 의해 통제되는 서비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제공받을 수 없는 서비스 등을 사회간접자본의 범주에 포함되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이에 높은 자본계수와 큰 규모가 추가될 경우 광의의 사회간접자본을 뜻할 수 있다고 했다.
균형성장론을 주창하였던 넉스(Ragnar Nurkse)는 사회간접자본을 직접 생산 활동에 필요한 운송·전력·항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격을 갖는 계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사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로스토우(Walt Whitman Rostow)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의 특징을 회임기간이 길고, 규모가 크며, 수익이 사회전체에 귀속된다고 하였다.
일본에서는 재화 및 서비스의 공급을 시장원칙에 맡길 경우 국민경제의 필요성으로 보아 그 존재량이 부족하든지 현저한 불균형을 이루어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로 되는 자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간접자본이 1994년 제정된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에 대한 민간자본유치 촉진법」이후 법률상의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구분은 ①산업기반시설(도로·항만·토지개량 등), ②생활기반시설(상하수도·공영주택·공원·학교·병원·보육·양로시설 등), ③국토보전시설(치산·치수·해안 간척 등), ④수익사업(국유림 조성 및 보호, 정부산하 금융기관의 자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와 같이 사회간접자본이란 일정한 포괄내용이 확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어떤 특정한 생산을 위하여 제공되는 직접적인 자본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생산 활동에 기여하는 자본을 이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정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경제발전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정부의 시대별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다음과 같다.
1950년대에는 주로 전후 복구사업과 파괴된 농·공업 생산부문의 파괴된 시설복구 위주로 투자하였다. 1960년대에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수립·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산업 생산 기반시설의 확충을 위해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물과 에너지 공급을 위한 댐과 발전소 건설, 물동량 처리를 위한 도로, 항만건설 등에 집중 투자하였다.
1970년대는 중화학공업 육성 및 공업벨트 조성을 위한 수송시설 확충 및 현대화 시기였다. 전반기에는 산업생산 지원을 위한 공업단지,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확충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것도 바로 이 시기이다. 하반기 이후에는 주택, 교육 등의 사회개발 관련부문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때, 수도권 및 남동 임해공업지역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산업화 및 도시화가 심화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직접적인 산업지원보다는 지역 간 균형개발과 국민생활의 편익이 더욱 강조되었다. 올림픽을 대비하여 투자가 확대되었던 공항을 예외로 한다면, 도로·철도·항만 등의 수송부문의 투자는 이전 시기에 비해서나 수요증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였다. 이는 과거 20년간 고도성장의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 물가안정에 경제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상당 부분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에 소홀한 결과 기업의 물류비 증가를 가져왔고, 다시 기업의 생산원가 증가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
1990년대는 세계화·지방화에 대비하여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확대된 시기이다. 특히, 교통 혼잡과 물류비 상승으로 도로·철도·교통 및 항만 부족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원활한 확충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1993년 교통시설특별회계법을 제정·시행하면서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당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재정투자의 연 평균 증가율은 20.3%로 정부재정(일반회계 기준) 증가율 13.2%를 크게 상회할 정도였다.
2000년대에 와서는 사회 양극화 심화, 노령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인하여 사회복지 수요가 증가하고, 국가균형발전시책의 필요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사회간접자본 분야의 예산 비중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공부문(중앙정부와 공기업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과 민간투자를 포함하는 국가전체 국내총생산(GDP)대비 사회간접자본 투자 비중은 1980년대 초 2% 수준에서 1990년대 6% 수준으로 크게 상승한 후 2000년대에는 4% 수준으로 둔화되었다.
2009년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24조 7,000억 원으로 2008년 19조 6,000억 원에 비해 26.0% 늘었고, 국내총생산(GDP)의 2.4%에 달한다. 경기에 취약한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와 지방의 중소업체 참여 유도를 위해 중소규모 시설개량 사업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정부부문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한국경제의 발전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첫째, 정부는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통해 경기순환을 조절하였다. 재정지출 확대정책은 통화정책이나 감세정책에 비해 생산과 고용 및 소득 재분배 효과 등을 통해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통화정책·감세정책 등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확대 정책과 병행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 것이다. 이때, 재정지출 확대정책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수단이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모든 정책들의 신속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사회간접자본 투자 정책의 경우에도 관련 사업의 조기발주와 착공이 이루어져야만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생산 활동의 효율을 제고시켜 간접적으로 생산량 증가를 유발하고 물류비용을 절감시켜 생산원가를 낮추어 국제경쟁력강화에도 기여하였다.
셋째, 경제가 발전하고 자본이 축적될수록 신규 사업 기회의 감소, 자본의 한계 수입 성향 저하에 따라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투자의 감소를 초래하는데, 사회간접자본투자는 민간기업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수익을 개선시켜 주어 경제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사회간접자본은 민간투자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민간자본의 보완재 역할) 기업의 수익률을 높여주고 이는 다시 투자의 확대를 초래하게 되었다.
넷째, 산업생산성을 향상시켜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실질적인 소득을 증대시키고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 안정에 기여하며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에 따른 국민 경제적 손실을 줄여 국민의 복지수준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다섯째, 사회간접자본은 유통비 변화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의해 수송비가 절감되고 이 효과는 물가지수에 반영된다. 수송비 10% 절감 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일본의 경우 0.8%, 우리나라의 경우 0.82% 정도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여섯째, 고속도로·철도 등의 사회간접자본 확충은 자동차산업 및 정보통신산업 등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고 간접적으로 기술혁신을 유발하였다.
일곱째, 지역 개발을 유도하고, 다른 지역과의 연계성을 향상시켜 지역격차의 해소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