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오름은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동거문오름과 구별하기 위해 서거문오름이라고도 불린다. ‘거문오름’이라는 명칭은 어원적으로 ‘신령스러운 산’을 의미하며, 이는 해당 오름이 지역 주민들에게 영험한 존재로 인식되었음을 보여 준다.
거문오름은 스트롬볼리식 분화 양식에 따라 형성된 단성 화산체로, 비고 112m, 폭 1,188m, 둘레 4,551m, 면적 80만 9860㎡에 달하는 말굽형 분석구이다. 일반적인 원추형 분석구와 달리, 북동 사면이 붕괴되어 열린 말굽형 화산체를 보이는데, 이는 미교결 스코리아층의 사면에 형성된 균열이나 화구를 통해 용암류가 유출되면서 사면이 무너져 형성된 지형이다.
거문오름에서 10만~30만 년 전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류는 북동 방향으로 흘러 월정 해안까지 도달했으며, 이 과정에서 용암 수로를 따라 다수의 용암 동굴계가 형성되었다. 이 용암 동굴계에는 선흘 수직동굴, 뱅뒤굴,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포함된다. 또한, 용암동굴의 천장이 붕괴되며 형성된 최대 깊이 10m에 이르는 협곡형 붕괴 도랑이 수백 미터 길이로 나타나, 화산지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례를 제공한다.
거문오름은 자연생태계의 보전 상태가 우수하고 지질학적 및 문화사적 가치를 함께 지니고 있어,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현재 오름 내에는 세계자연유산센터가 입지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연유산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2008년부터는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대회가 개최되어 국내외 생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거문오름 탐방은 1일 450명 한정의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분화구 코스, 정상 코스, 전체 코스의 3개 탐방로가 마련되어 있다. 매주 화요일은 ‘자연 휴식의 날’로 지정되어 탐방이 제한된다. 이러한 체계적인 관리와 생태적 가치 덕분에 거문오름은 2009년 환경부 ‘생태관광 20선’, 2010년 ‘한국형 생태관광 10대 모델’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