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청량사 유리보전에 봉안된 목조지장보살삼존상으로 불상 내부에서 발원문을 포함한 복장물이 발견되었다. 발원문을 통해 지장보살상, 시왕상, 기타 제상들이 1578년에 함께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으나 현재는 지장보살과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등 삼존상만 남아 있다.
목조지장보살삼존상은 지장보살과 스님 모습의 도명존자, 관복을 입은 무독귀왕 세 구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지장보살상은 유리보전의 주존불인 건칠여래좌상의 우협시보살로 봉안되어 있고,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은 유리보전 내 우측 불단에 모셔져 있다. 지장보살상의 내부에서 발견된 발원문의 ‘부지장보살십왕역존개위도생(夫地藏菩薩十王亦尊皆爲度生)…양수시역정축윤팔흘우무인오월안우기전(良手始役丁丑潤八訖于戊寅五月安于其殿)…’ 라는 묵서를 통해 원래는 시왕상도 함께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기록을 통해 군집을 이룬 지장시왕상이 권속들과 함께 한 전각 내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목조지장보살삼존상만 전하고 있다.
목조지장보살상은 힘과 양감이 있는 신체 표현과 반가좌 자세, 풍만한 얼굴과 굵직한 이목구비, 다리 아래 늘어진 옷주름, 가슴에 리본처럼 매달린 화패장식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손에는 석장과 보주를 쥐고 있다. 머리는 민머리형이며 같은 시기의 유사한 작품으로 1565년 달성사 목조지장시왕상, 동국대학교박물관 소장 목조지장보살상이 있다. 특히 달성사 목조지장시왕상과는 지물을 비롯하여 자세, 착의법 표현까지 유사하다. 두 협시인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은 서 있는 입상이며 얼굴 표현과 양감 있는 신체표현 등은 본존인 지장보살상과 비슷하다.
조선전기에 조성된 지장보살상은 40여 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각의 주존불 또는 독존형으로 봉안된 대형의 지장보살상 사례는 봉화 청량사 불상을 비롯하여 전북특별자치도 고창 선운사 석조지장보살좌상, 선운사 성보박물관 소장 금동지장보살좌상, 1565년 전라남도 목포 달성사 지장시왕상 등이 있다.
1578년에 제작된 지장보살삼존상으로 얼굴, 옷주름, 신체 표현 등 양감과 조형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민머리에 오른쪽 다리를 밑으로 내린 반가좌 자세, 그리고 조선전기의 보기 드문 대형의 지장보살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지장상이 대형으로 제작된 배경에는 지옥세계에 대한 관심과 명부 신앙의 유행이라는 새로운 신앙 형태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후기 유행하는 명부전과 명부신앙, 지장과 시왕상의 유행에 앞서는 시원적인 작품으로, 임진왜란 이후의 조선후기 불교조각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