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여섯 번째 발표작품으로 1916년 8월 30일 유일서관·이문당·한성서관에서 출판되었다. 형제간의 신의와 부정한 여인 대 열녀 간의 갈등을 그린 작품으로 작중인물이 중국인이고 배경 또한 중국과 영국이다.
왕자호(王子虎)·자룡(子龍) 형제는 각각 부인 월교(月嬌)와 춘교(春嬌)를 두고 있다. 형제 부부가 함께 도화원(桃花園)에서 연회를 즐기던 중 형수 월교가 남편 몰래 시동생을 유혹하지만 자룡은 단호히 거절한다.
앙심을 품은 월교는 오히려 자룡이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는 거짓말을 하라고 하녀 행단에게 명령하지만 행단이 이를 거절하자 자룡의 손수건으로 행단을 목졸라 죽인 후, 장문표를 시켜 후원에 버린다. 월교는 자룡이 자신을 겁탈하려다 행단에게 발각되자 살인을 저질렀다고 모함하지만 형 자호는 이를 믿지 않고 오히려 월교를 후원(後園)에 유폐시킨다. 자신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은 것 때문에 분노한 월교는 장문표와 함께 자호를 죽이려는 음모를 꾸민다.
이 때 자호는 영국특파대사로 임명되어 떠나고, 자룡은 행단의 살해 혐의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월교와 장문표 등은 자호를 죽이려고 영국으로 떠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춘교는 자호를 구하기 위해 역시 영국행 배를 탄다.
결국 월교의 음모는 좌절되고 죄상이 모두 드러나 감옥에 갇히게 된다. 춘교는 자호를 구한 후 중국으로 돌아와 남편 자룡마저 구해낸다. 춘교와 자룡은 재결합하고 자호 또한 자룡의 구명운동을 했던 원천추의 딸과 새로 혼인한다.
최찬식의 작품 중 시공간적 배경과 작중인물의 국적이 가장 이질적인 작품이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이 작품이 고소설을 원류(源流)로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에서 형상화되고 있는 주제는 유교적 이상인 신의(信義)와 정렬(貞烈)이며, 신소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문명개화담론 또한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문학(新文學)과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