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회동서관(匯東書館)에서 간행하였다. 1900년대 초기 개화된 젊은이들의 애정을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 만주 · 영국까지 확대된 무대 안에 전개시킨 전형적인 애정신소설이다.
이 작품은 신소설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판을 거듭한 작품의 하나이다. 오랫동안 많은 독자에 의하여 애독되었으며, 개화기 애정소설의 본보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918년 신극단 취성좌(聚星座)에서 각색하여 단성사(團成社)에서 공연하기도 하였다.
김승지의 아들 김영창과 옆집에 사는 이시종의 딸 이정임은 어려서 정혼한 사이로서, 매우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김영창이 열 살 때 아버지 김승지가 평안도 초산군수로 간 뒤 민란(民亂)으로 인하여 소식이 끊기자, 이정임의 부모는 이정임을 딴 곳으로 시집보내려 한다. 이에 집을 나온 이정임은 온갖 고난 끝에 일본에서 여학교를 마친다.
한편, 초산에서 김승지 내외는 난민에게 붙잡혀가고 부모를 찾아 헤매던 김영창은 강가에 쓰러지는데,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영국인 자선가 스미츠에게 구출되어 영국에서 대학공부까지 마친 뒤 일본에 오게 된다.
어느 가을밤, 강한영은 공원에서 달구경을 하던 이정임을 겁탈하려다가 한 젊은이의 출현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정임을 찌르고 달아난다. 결국, 이정임을 구해준 젊은이는 김영창임이 판명되고, 둘은 귀국하여 신식 혼인식을 올린다. 그리고 만주로 신혼여행을 하던 중, 죽은 줄로만 알았던 김영창의 아버지까지 상봉하게 된다.
주제의 방향을 신교육관 · 신혼인관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부패한 관료에 대한 민중의 봉기가 사건 전개과정에 삽입되어 당대 현실의 단면을 반영하기도 한다. 젊은이들이 일본 · 영국 등 선진국에 유학하여 새 지식을 얻고, 특히 신교육을 받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 등에서 신교육관이 드러난다.
또한 어릴 때 친구이자 정혼자로서 당사자들이 성장한 뒤 다시 독자적인 의사로 혼인을 결정하는 신 · 구 절충적인 모습에서 새로운 혼인관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 작품의 절충적 요소는 표면 주제와 이면 주제의 괴리를 일으키는 고전소설의 계승 양상으로 비판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