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네 번째 발표 작품으로 1912년 6월 5일 동양서원에서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이 소설은 악하고 탐욕스러운 관리 때문에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김감역 부녀(父女)가 갖은 고난 끝에 재결합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동학농민운동 직후 탐관오리 정승지는 무고한 김감역을 동학 접주로 몰아 사형에 처한 후 재산을 탈취한다. 이에 김감역의 딸 빙주는 정승지의 목을 베어 아버지의 영정에 바침으로써 복수를 감행한다.
박참위의 도움으로 체포를 피해 도망치던 빙주는 이협판의 조카 옥희와 만나는데, 옥희는 화적을 토벌하던 군인들의 유탄에 맞아 쓰러진다. 빙주는 옥희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이협판의 조카인 것처럼 가장하여 정승지의 숙부 정대신의 추적을 피하고자 한다.
이때 죽지 않고 살아서 이협판의 집을 찾아온 옥희는, 친조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한 성품으로 인해 이협판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빙주를 시기하여 정대신에게 밀고한다. 빙주는 체포될 위기에 처하지만 무당인 삼살방마마의 딸이자 자신의 이복자매인 빙심이 대신 끌려가게 된다. 결국 정대신은 이협판의 상소로 악행이 탄로나 감옥에 갇히고, 사형을 당했던 빙심은 의원 출신인 최생원의 도움으로 소생한다.
한편 죽은 줄 알았던 김감역이 역시 최생원의 도움으로 살아있음을 알게 된 빙주는 마침내 아버지와 상봉한다. 김감역은 무당 일을 그만두기로 한 삼살방마마와 정식으로 부부가 되고, 빙주는 자신을 연모해 온 박참위와 결혼한다.
이 작품은 동학농민운동 시기의 복잡한 계급적 갈등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지만, 엽기적인 복수담을 제시함으로써 선정적 통속성이 두드러지고 이산가족의 수난 및 재결합이라는 신소설의 전형성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이 작품이 김교제의 창작이 아니라 일본 작가 무라이 겐사이(村井弦齊)의「두 미인(兩美人)」(1897)을 원작으로 한 번안소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직접적인 대본(臺本)은 원작의 중국어 번역소설인「혈사의(血蓑衣)」(190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