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쌍옥누’이다. 전편·중편·하편으로 나누어 1912년 7월 17일부터 1913년 2월 3일까지 『매일신보(每日申報)』에 연재되었다.
원작은 일본의 대중소설가 기쿠치(菊池幽芳)의 「오노가쓰미(己が罪)」로 1899년『대판매일신문(大阪每日新聞)』에 연재, 일본 신문소설의 한 시기를 그은 바 있다.
시골 출신으로 서울에 유학온 여학생 이경자는 서병삼이라는 남학생의 꾐에 빠져 임신하였으나 버림받아 자살미수 끝에 귀향하여 정협판에게 출가한다.
그러다가 첫 애인 서병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옥남을 만나 마침내 비극적으로 파멸한다. 즉, 이 소설은 전형적인 신파소설이다.
이 소설은 신파극단 혁신단(革新團)에 의하여 각색된 최초의 소설 연극으로서 1913년 4월연흥사(演興社)에서 공연되었다. 이 연극은 혁신단 창립 이후 처음 보는 대성황을 이룸으로써 초기의 군사극·탐정극·실화극을 거쳐 본격적인 신파극시대를 열게 되었다. 조중환은 1910년대의 신파소설과 신파극의 정착에 결정적인 구실을 하였다.
그는 「쌍옥루」에 앞서 1912년 3월 도쿠토미(德富蘆花)의 「호토토기스(不如歸)」를 번안하여 신파극단 문수성(文秀星)에서 공연하였고, 「쌍옥루」에 이어 1913년부터 1915년까지 오자키(尾崎紅葉)의 「곤지키야샤(金色夜叉)」를 「장한몽(長恨夢)」으로 번안, 『매일신보』에 연재하여 공전(空前)의 인기를 모았다. 이 작품 역시 혁신단에 의하여 1913년 11월에 공연된 뒤 신파의 고정 상연목록으로 되었다.
조중환의 일련의 신파 번안 작업은 신소설과 창극에 대한 신파 번안소설과 신파극의 우위를 결정지은 중대한 구실을 하였다. 이후 이것은 이광수(李光洙)의 「무정(無情)」(1917)과 「개척자(開拓者)」(1917∼1918), 그리고 3·1운동 이후의 신문학운동에 의하여 극복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