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요약
정의
20세기 초, 이인직(李人稙)이 지은 신소설(新小說).
개설
한편 이인직은 단행본 초판 발간 직후인 1907년 5월 17일부터 같은 해 6월 1일까지 11회에 걸쳐 『제국신문(帝國新聞)』에 하편을 연재한 바 있다. 그러나 하편을 완결하지 못한 채 연재를 중단했으며, 이 하편은 단행본으로 출판되지 않았다.
이후 1912년 11월 10일에 이인직은 광학서포판 단행본을 「목단봉(牧丹峰)」으로 제목을 고쳐서〔改題〕 동양서원(東洋書院)에서 재출간하였다. 이 단행본에서는 『만세보』 연재분과 광학서포판 단행본에 포함되었던 반외세 · 반봉건 의식과 당대의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 전면 삭제되었고, 비정치적 · 통속적인 내용으로 대체되었다.
이어서 이인직은 1913년 2월 5일부터 같은 해 6월 3일까지 『매일신보(每日申報)』에 「모란봉(牡丹峰)」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혈의 누(血의 淚)」 하편을 65회에 걸쳐 연재하였다. 그러나 『제국신문』에 연재했던 하편과 마찬가지로 완결하지 못한 채 연재를 중단했으며, 이 하편 또한 단행본으로 출판되지 않았다.
내용
청일전쟁의 전화(戰禍)가 평양 일대를 휩쓸었을 때, 최춘애는 남편 김관일과 일곱 살 난 딸 옥련(玉蓮)을 잃고 방황하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겁탈당할 위기에 처한다. 때마침 순찰중이던 일본군의 구원을 받아 집으로 돌아오게 되나,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없어 실의에 빠진다. 김관일은 아내와 딸이 모두 죽은 줄 알고 해외 유학을 결심하여 집을 떠나 미국으로 향한다.
한편 옥련은 피난길에 부모와 헤어진 후 총상을 당하는데 일본 군의관 정상(井上) 소좌에게 치료를 받아 회복한다. 일본군이 옥련의 집을 찾아갔지만 부모가 모두 없다는 사실을 정상 소좌에게 전하고, 정상 소좌는 옥련에게 오사카에 있는 자신의 집에 머무르면서 부모와 재회할 때까지 기다려 볼 것을 제안한다.
일본으로 건너가 정상 부인의 보살핌을 받으며 소학교를 다니던 옥련은 뜻밖에 정상 소좌의 전사(戰死) 소식을 접하게 된다. 남편의 사망 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정상 부인의 마음이 옥련에 대한 미움으로 변한다. 그래서 정상 부인은 옥련을 구박한다.
정상 부인의 냉대에 사실상 쫓겨나다시피 집을 나온 옥련은 갈 바를 모르던 중에, 조선에서 일본으로 유학 온 구완서라는 남성을 만난다. 그리고 옥련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구완서의 제안에 따라, 옥련은 구완서와 함께 미국으로 간다.
구완서와 함께 어렵게 워싱턴에 정착한 옥련은 고등소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는 한편, 미국 워싱턴에서 옥련의 소식을 우연히 신문 기사로 접한 아버지 김관일과 극적으로 재회한다.
김관일은 옥련을 구원해 준 구완서의 인정에 감사를 표하며, 옥련과 구완서의 혼인을 제안한다. 두 사람은 서로 부부될 마음이 있는지 확인하고, 학문의 목표를 성취한 후에 고국으로 돌아가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한편 옥련의 어머니인 최춘애는 대동강에서 자살을 기도했으나, 우연히 근처에 있던 사공의 구조로 죽음을 면한 후 평양 본집에서 남편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에 그동안 죽은 줄만 알았던 딸 옥련의 편지를 받고 꿈만 같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청일전쟁 때 평양 전투의 참상을 시발점으로 하여, 그 뒤 10년 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한국 · 일본 및 미국을 무대로 옥련 일가의 기구한 운명의 전변(轉變)에 얽힌 개화기의 시대상을 그린 것이다. 문명개화 · 신교육사상 · 자유 결혼관 등이 작품의 주제로 다루어졌다.
의의와 평가
먼저 형식적인 면에서는 고소설의 전통적인 구성 기법인 연대기적 서술이 아닌, 작중 현재의 상황을 묘사한 후 사건의 원인 및 인물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도입부를 전개하는 입체적 구성 기법이 활용되었다. 또한 내용적인 면에서는 충효 사상 등 봉건적인 이념을 이상화하지 않고, 현실주의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문명개화 사상과 자강(自强) 이념 등 근대적인 주제 의식을 표방하였다. 마지막으로 문체의 면에서 문어(文語)에 기반한 국한문체를 넘어 구어(口語)에 기반한 언문일치의 문장을 구사했다는 점이 「혈의 누」를 신소설의 첫머리에 놓는 근거로 꼽힌다.
그러나 구성이나 이야기의 전개 방법이 여전히 미숙한 점,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 의도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 불완전한 언문일치로 인해 고대소설의 문체를 탈피하지 못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참고문헌
원전
- 이인직, 「혈의 누」(『만세보』, 1906.7.22.~1906.10.10.(총 50회 연재))
- 이인직, 「혈의 누」(광학서포, 1907)
단행본
- 강현조, 『이인직 소설의 텍스트와 작품 세계』(박이정, 2014)
- 송민호, 『한국개화기소설의 사적연구』(일지사, 1975)
- 이재선, 『한국개화기소설연구』(일조각, 1972)
- 전광용, 『한국소설발달사』 하(『한국문화사대계』 Ⅴ,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67)
논문
- 신승희, 「이인직의 『혈의 누』 연구」(『새국어교육』 104, 한국국어교육학회, 2015)
- 이경재, 「이인직의 「혈의 누」에 나타난 만국공법과 외국 인식」(『인문논총』 76-2,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2019)
- 정혜영, 「신소설과 외국유학의 문제—이인직의 「혈의 누」를 중심으로—」(『현대소설연구』 20, 한국현대소설학회, 2003)
주석
-
주1
: 형세나 국면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 우리말샘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으로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내용, 주관적 서술 문제 등이 제기된 경우 사실 확인 및 보완 등을 위해 해당 항목 서비스가 임시 중단될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