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손창섭(孫昌涉)이 지은 단편소설.
1955년 6월『현대문학(現代文學)』에 발표되었고, ‘군소리의 의미(意味)’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일기체의 형식으로, 일인칭 화자 지상(志尙)과 미국 유학병을 앓는 그의 가족, 진성회(眞誠會)의 일원인 문선생과 장선생, 창녀 광순 등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작가의 초기 소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왜곡되고 무능한 인간 군상을 통해, 1950년대 한국의 전후현실을 반영한 작품이다.
이러한 인물들은, 주변인뿐만 아니라 경험자아로서의 자기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일인칭 화자 ‘나’의 냉소적 시선을 통해 제시된다. ‘나’는 자기 삶과 주변 관계들에서 아무런 ‘필연성’을 느끼지 못하며, 인간의 행동 자체가 무가치하다는 극단적 허무주의에 빠져 있다. 그러므로 ‘나’에게 있어 가족이나 진성회가 추구하는 허황된 가치들은 자기기만에 불과할 뿐이다. 이 작품은 ‘나’의 가족이 유일한 생계 수단인 재봉틀을 빼앗기고, ‘나’가 이종사촌 선옥을 창녀 광순에게 맡기고 돌아오다 낯선 청년들에게 폭행당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처럼 절망적인 삶이 지속되는 결말을 통해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손창섭 소설의 기본 구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극단적인 허무주의는 부정적인 현실을 은폐하는 당대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작품 속에서 아메리칸 드림, 사회적 출세, 국가 담론 등과 같은 지배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자각하고, 그것을 수동적으로나마 거부하는 유일한 존재다. 따라서 ‘나’의 허무주의적 의식 역시 그러한 현실 비판의 소산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내용
의의와 평가
참고문헌
- 『전후소설과 허무주의적 미의식』 (조현일, 월인, 2005)
- 『손창섭-모멸과 연민의 이중주』 (송하춘 편, 새미, 2003)
- 『한국현대문학사 2』 (권영민, 민음사, 2002)
- 『한국소설사』(김윤식ㆍ정호웅, 문학동네, 2000)
- 『손창섭의 무의미 미학』 (김진기, 박이정, 1999)
- 「전쟁 세대의 자화상」 (하정일,『작가연구-손창섭 편』창간호, 1996)
- 「손창섭 초기 소설에 나타난 아이러니의 미적 기능」(한상규,『외국문학』36호, 1993)
- 『1950년대 문학 연구』 (문학사와 비평 연구회 편, 예하,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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