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사용하던 국악기로 새로운 음악언어를 창출해 내는데 한계를 느껴 이를 타개할 방법의 일환으로 시도되었다. 이는 서양음악의 유입으로 인해 음악문화가 달라진 것과 관련성이 깊다. 국악기를 개량하려는 노력은 현대인과 음악적 소통을 이루려는 국악 관련 종사자들에 의해 지속되고 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연주자들에 의해 전통적인 국악기에 약간 변화를 주어 연주하는 형태가 있었지만, 1960년대에 들어와서야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즉 1964년 국립국악원 주관으로 국악기개량위원회가 결성되어 1967년에 개량된 국악기를 전시하였던 것이 직접적인 발단이 되었다. 그 후에도 개인, 단체, 공식기구 등에 의해 개량국악기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악기 개량의 핵심은 음정, 음역, 음량, 음색에 대한 개선과 변화로 집약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관악기의 경우 재질을 철, 플라스틱 등으로 대체하여 규격화 하고, 음계에 따라 여러 관을 만들기도 하였으며, 대금에는 구멍을 여닫는 키(key)를 부착해 보기도 하였다. 현악기는 현의 재질을 변경하였고, 조율기능을 지닌 부들이나 돌괘를 나사식으로 바꾸어 보았다. 해금의 경우 울림통의 크기를 달리하여 저음역이나 고음역을 담당하는 해금을 만드는 시도를 해보았다. 그리고 악기의 조율체계를 평균율로 바꾸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들은 서양악기의 성격을 개량국악기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에 한계에 부딪쳤다. 대부분의 개량국악기에서 전통음악 고유의 특성이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조(轉調)나 다양한 연주기교가 사용되는 창작곡을 연주하기에도 부족했다. 따라서 이미 서구음악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논리를 따르지 말고 우리 음악논리로 현대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한 후 과학자(음악음향학자), 음악가(연주자), 악기제작자가 함께 공동 작업을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과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현황을 감안하면서 국악기를 개량하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즉 국립국악원 산하의 악기연구소, 충북 영동 국악기제작촌 등에서 개량국악기를 만드는 일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개량국악기는 국악기가 이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음악적 소통을 이룰 것인지에 관한 사안과 연계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이행된 국악기 개량 작업에서 얻은 과오를 되짚어 보고 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거울로 삼고 우리에게 적합한 개량국악기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