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소리’는 풍장(풍물, 즉 꽹과리 · 북 · 징 · 장구 등의 타악기)을 치면서 하는 소리를 뜻한다. 호남지역에서는 한 해의 논매기를 모두 마치고 일꾼 중에서 농사 장원을 뽑아 소에 태우고 주인집으로 행진하면서 풍물을 치면서 하는 일명 ‘장원질소리’를 ‘풍장소리’라 하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마지막 논매기 때 논에서 풍물을 치면서 하는 논매는소리와 마을로 행진하면서 하는 소리를 아울러 ‘풍장소리’라 하기도 한다.
풍장소리는 일반 농요와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메기고 나머지 사람들이 일정한 후렴구를 받는 형식으로 부르는 것이 보통이지만, 제창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전라남도 함평군 손불면 양재리에서 마지막 논을 매면서 하던 풍장소리를 사례로 소개한다.
(후렴) 애로리 대로리 두둥당실 대라
간다 간다 내가도나 간다
정칠 놈 따라서 내가도나 간다
청천의 하날에 잔 별도 많고
요내 가슴에 수심도 많네
노자 좋다 저저 젊어노자
늙어 병들면 못 노느니
얼씨구 잘허네 잘도나 허네
우리나 농부들 다 잘도 헌다
(1989 / 전라남도 함평군 손불면 양재리 / 모봉기 외)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읍 용월리에서 논을 다 매고 오면서 부르는 풍장소리(장원질소리)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후렴) 제호 좋네
제호 좋네
가세 가세 어서 가세
쥔 양반 댁으로 어서 가세
춤출 사람은 춤도 추고
밥장사는 어디 가고
술 가져올 줄 모르느냐
다 잘 헌다 다 잘 헌다
(1989 /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읍 용월리 / 고윤석 외)
풍장소리 역시 농사 현장에서는 사라진 지 오래이며,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농요를 시연하거나 민속예술축제 등에서 공연할 때 간혹 ‘풍장소리’를 들을 수 있다.
‘풍장소리’는 풍물악기가 농요의 반주악기로 적극 사용되어 왔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이 용어는 ‘풍물을 치면서 하는 소리’를 일컫는 일반적인 용어이므로 특정한 기능이나 악곡을 지칭하는 용어로서는 적절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