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대 사당패들이 사찰을 대신하여 마을을 돌며 시주를 받는 소리판을 벌일 때 벽사(辟邪)나 축원을 위해 부른 불가어로 된 소리이다.
『무쌍신구잡가』(1915)에 수록된 「판염불」의 사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내용이 구성된다. “진국명산만장봉에 청천삭출금부용 옴도로 옴도로 시법이다”의 불가어로 시작되는 축원과 “일세동방 결도량 이세남방 득청룡”의 사방(동서남북)을 청정케 하는 내용의 불경 「사방찬」, “산천초목이여 성님어나에 구경가기에 좋구나”의 「산천초목」 대목이다. 이는 현행 경, 서도 입창의 「놀량」 및 그 영향 아래 형성된 남도 잡가 「보렴」과 「화초사거리」와도 그 내용이 상통하여, 경, 서도 사당패의 축원염불로 보인다.
『무쌍신구잡가』(1915)에 의하면, 사당패들이 「판염불」에서 시작하여 「앞산타령」, 「뒷산타령」, 「자진산타령」 순으로 노래를 부른 사실이 확인되며, 남도의 「화초사거리」도 본래 이름은 ‘판염불’이라는 말이 있다. 동해안 오굿굿에서는 망자를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외우는 불경으로 「판염불」을 부르기도 한다.
현재 사당패들이 부르던 「판염불」은 전승되지 않아, 자세한 음악적 특징을 알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