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폭의 도석인물화로서 비단 바탕에 수묵담채로 그렸고, 크기는 세로 36.5㎝, 가로 27.1㎝이다. 2012년 5월 17일에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부산광역시 시립박물관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 1707∼1769)의「산승보납도(山僧補衲圖)」에는 승려 한 사람이 계곡 옆에 우뚝 솟은 커다란 소나무 밑둥에 걸터앉아 가사를 꿰매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바느질에 집중하고 있는 승려의 앞쪽에는 긴 실을 늘어뜨린 채 장난 치고 있는 원숭이 한 마리가 자리하고 있다. 이 작품은 심사정이 17세기 초 명나라에서 편찬된 『고씨화보(顧氏畵譜)』에 실려 있는 중국 화가 강은(姜隱)의 「보납도(補衲圖)」를 본뜬 것이다.
심사정은 승려 뒤편에 강은의 작품에는 없는 암벽을 추가하고 계류와 소나무, 승려, 원숭이 등 주요 경물(景物)을 재배치하여 화면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 또 심사정 특유의 힘찬 필치로 소나무를 묘사하고, 계곡 주변의 바위는 갈색 담채(淡彩)와 태점(苔點)으로 그 느낌을 살렸다. 산수 표현이 비교적 거칠고 대담한 데 비해 승려와 원숭이는 가는 필선으로 처리하여 대비시킴으로써 강은의 「보납도」를 심사정 나름의 화법으로 재해석했음을 알 수 있다.
심사정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 화가로 산수 · 인물 · 화조 등 다양한 화제(畵題)에 능하였다. 또 중국에서 유입된 명 · 청대 화보를 참조하면서 화기(畵技)를 닦았고, 남종화법(南宗畵法)과 북종화법(北宗畵法)을 고루 소화하여 마침내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에 도달한 화가로 평가된다. 이 「산승보납도」는 산수화뿐만 아니라 인물화에도 능했던 심사정의 기량을 엿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화면의 우측 상부에 그와 친교를 나누었던 표암(豹菴)강세황(姜世晃)의 화평(畵評)이 곁들여져 있다.
「산승보납도」는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 심사정의 작품으로서 비록 방작(倣作)이긴 하지만, 개성이 넘치는 심사정의 화풍으로 재해석된 사례이다. 또 강세황의 화평까지 더해진 작품이어서 심사정과 도석인물화 연구는 물론 조선 후기 회화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