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고달사지에 있는 석조(石槽)는 규모가 크고 잘 다듬은 수조로서, 고려시대 대규모 사찰이었던 고달사의 역사적 증거자료이다. 2010년 12월 8일에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고달사는 여주시 북내면 상교리 일대에 있었던 대규모 사찰이었다. 이 절은 764년(신라, 경덕왕 23)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나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으며, 전하는 기록과 사찰터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통해 통일신라 후기에는 존재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 고달사지 승탑(국보, 1962년 지정)을 비롯하여 고달사지 원종대사탑(보물, 1963년 지정)과 원종대사탑비의 귀부와 이수(보물, 1963년 지정) 등 고려시대 석조물이 상당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광종 이후 왕실의 보호 속에 번성했던 사찰임을 알 수 있다. 이 고달사지 석조 역시 고려시대의 유물로, 고달사의 옛 사찰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석조미술품이다.
고달사지 석조는 높이 98㎝, 장변 321㎝, 단변 149㎝로 규격이 크고 하나의 돌을 다듬어 만들어졌다. 평면이 기다란 사각형에 표면을 고르게 다듬었으며, 각 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안쪽으로 말려들어간 듯한 꽃잎 모양으로 장식하여 그 정교함이 돋보인다. 모서리 부분의 꽃잎 장식은 그 윗면을 약 2㎝ 정도의 귀접이를 하여 장식성이 뛰어나다. 내부는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밑부분을 둥글게 처리하였으며, 바닥면 중앙에는 지름 7.5㎝의 원형 배수공이 뚫려 있어 수조(水槽)로서의 기능성을 살렸다.
수조는 일정한 공간에 물을 담아 저장하거나 곡물을 씻을 때 사용되는 등 다용한 용도로 활용되었고 사찰이나 궁궐 등 규모가 크고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생활공간에 흔히 조성되었다. 재질은 일반적으로 돌이나 나무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큰 규모에 석조의 모서리 부분을 화형(花形)으로 다듬은 경우는 보기 드문 사례이며 조각 수법과 고달사의 역사적 배경 등을 볼 때 고려 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달사지 석조는 고려시대 유물로 경기도 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제작 시기가 빠르고 현존하는 석조들 가운데에서도 조각적 기교와 장식성이 우수한 작품이다. 또한 고달사의 옛 위상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유물로 보존할만한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