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린 밀수사건 (saccharin )

현대사
사건
1966년 한국비료공업주식회사가 정부 정치자금과 관련해 건설자재로 가장하여 사카린을 대량 밀수입한 사건.
목차
정의
1966년 한국비료공업주식회사가 정부 정치자금과 관련해 건설자재로 가장하여 사카린을 대량 밀수입한 사건.
배경 및 경과

삼성그룹 계열사인 한국비료공업주식회사는 미쯔이 물산에서 상업차관을 도입하여 울산에 요소비료공장 건설을 계획했다. 당시 이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이병철의 아들 이맹희의 회고에 의하면, 공장건설은 정권과의 합의사항이었다. 즉 1967년 대선준비에 대한 강박관념과 농촌인구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비료공장 건설은 훌륭한 홍보용 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 조건을 수락하는 대신에 이병철은 국민, 정부, 언론이 비료공장 건설을 지원할 것, 정부가 책임지고 10억 원의 은행 융자를 해줄 것, 공장건설에 필요한 인허가 등을 신속히 해줄 것, 공장건설과 관련하여 한 푼의 정치자금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미쯔이 물산과의 차관교섭과 도입과정, 조건협상은 이병철이 직접 담당했고 정부는 지불보증을 서는 것으로 지원했다. 차관의 내용은 비료의 연생산량 33만 톤, 외자 4200만 달러 2년 거치 8년 상환, 이자율 연리 5.5%였다. 당시 이자율이 보통 6∼6.5%였음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저리였기 때문에 삼성특혜설이 돌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비료는 차관 외에 사카린 원료인 OTSA를 비롯하여 당시 금수품이었던 양변기, 냉장고, 에어컨, 전화기 등을 건설자재로 속여 대량으로 밀수하고 이것을 암시장에 되팔아 엄청난 이익을 보았다.

이 사건은 한·일 양국의 대재벌이 밀수를 간여했다는 점에서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켰는데, 1966년 9월 22일에는 김두한 의원이 국회에서 똥오줌을 던진 ‘국회오물투척사건’이 발생했고, 10월 5일에는 『사상계』 장준하 사장은 민중당 대구 유세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밀수두목’으로 규탄했다. 이 사건과 발언의 책임을 물어 김두한, 장준하는 각각 9월 24일, 10월 26일에 구속되었다,

결과

이 사건의 문제는 정부가 밀수행위를 묵인, 방조, 지원했다는 의혹에 있었다. 정치자금을 매개로 권력상층부와 특정 기업이 거래했다는 것이다. 사건 당시 미쯔이 한국담당자인 니시지마 상무는 후에 “상대측이 건설자재로 요구한 것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미쯔이 물산으로서도 내자부족 등으로 한국 측이 공장이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에 필요할 수밖에 없는 행위로 생각했다”고 변명했다. 여기에 이 요소플랜트는 실제 3500만 달러인 것이 4390만 달러로 올라갔고, 차액 약 30억 엔은 한일 양국 정치인들에게 제공되었다.

이같은 의혹을 부채질한 것은 밀수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마자 당시 김정렴 재무부장관이 나서서 이 사건이 삼성계열의 한국비료와 무관하며, 한국비료 직원의 개인적 밀수라고 주장했고, 이날 한국 비료측도 동일하게 주장한 점이다. 그러나 밀수사건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고조되자, 9월 19일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검에 전면수사를 지시했고, 22일에는 이병철이 한국비료를 국가에 헌납하고 일체의 기업활동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병철의 성명이 있던 날 미쯔이 물산이 사실상 삼성이 밀수의 주체였음을 확인해주는 발표가 있었다. 이 발표에서는 사카린 원료인 OTSA는 건설자재로 정식 수출계약된 것이며, 그 대금은 차관대금에서 결제했다는 곳으로써 이 밀수사건이 한국비료 일개 직원의 개인적 밀수가 아님을 확인해주었다.

참고문헌

「한·일 국교수립과정에서 ‘한일인맥’의 형성과 역할」(박진희, 『역사문제연구』9, 2002)
『매일경제』(1966.9.17)
『경향신문』(1967.12.12)
집필자
이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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