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화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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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이유태
탐구/이유태
회화
작품
한국화가 이유태가 1944년 제작한 두 폭의 여성인물화.
이칭
이칭
화운.탐구, 和韻.探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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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국화가 이유태가 1944년 제작한 두 폭의 여성인물화.
개설

종이 바탕에 채색. 「탐구」는 세로 212㎝, 가로 153㎝, 「화음」은 세로 210㎝, 가로 148.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두 작품은 이유태(李唯台)가 1944년 제23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인물화(人物圖) 기일(其一) 화운(和韻)」, 「인물화(人物圖) 기이(其二) 탐구(探究)」로 함께 출품하여 특선을 수상한 작품이다. 실험실에 앉아있는 여인을 그린 「탐구」와 음악실에 앉아 있는 여인을 그린 「화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

「탐구」는 이유태가 서울대학병원에 찾아가 스케치를 한 실험실을 배경으로 흰 가운을 입은 여성이 앉아 있는 모습을 그렸으며, 「화음」은 피아노, 꽃병, 탁자가 있는 서구식 실내공간에 한복을 입은 여인이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두 작품 모두 당시로서는 새로운 문물을 수용하고 신식교육을 받은 신여성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는데, 과학을 공부하는 지적인 여성과 음악을 익힌 감성적인 여성의 모습을 대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배경의 여러 기물들과 인물의 배치가 짜임새 있으며, 인물의 자세와 표정도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전통적인 채색인물화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근대적인 소재를 채택하고 화사한 색채감을 강조하여 김은호의 미인도를 잇는 대표적인 미인도로 꼽힌다. 그림의 주제인 과학 실험과 음악 감상은 전문지식과 교양을 갖춘 상류층 여성을 상징하며, 여성에 대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문화에 반발하고 서구 학문과 문화를 지향하고자 하는 당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였다.

이유태는 김은호의 문하에서 그림을 익힌 뒤, 1938년에서 1940년까지 3년간 일본의 데이코쿠미술학교[帝國美術學校]와 가와자키 쇼코(川崎小虎, 1886~1977)의 화숙(畵塾)에서 일본화를 공부하였다. 일본에서 이유태는 대상물을 정확하게 사생하는 훈련을 받았고 유학 후 인물 사생과 심리묘사에 주력한 미인화에 집중하였다.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이듬해인 1942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여 입선한 「초장(初粧)」은 결혼식 날 신부를 단장해 주고 있는 여성들의 움직임과 자세, 인물의 구도와 정물의 배치 등에서 스승인 김은호의 미인도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1943년 특선을 수상한 「지(智)」, 「감(感)」, 「정(情)」은 각각 꽃앞에 앉아 있는 처녀, 결혼식 날의 신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를 소재로 하여 보다 더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한국 여성들의 모습을 묘사하였다. 「지」·「감」·「정」의 제목은 일본의 서양화가 구로다 세이키(黑田淸輝, 1866~1924)의 누드화 「지·감·정」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로다 세이키가 ‘지(智)’ㆍ‘감(感)’ㆍ‘정(情)’을 통해 일본의 감성을 표현하였다면, 이유태는 전형적인 한국 여성의 생애를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1944년에 그린 「탐구」와 「화음」은 ‘지성’과 ‘감성’이라는 주제로 당대의 새로운 여성상을 표현한 것이다. 당시 새로운 학문이나 교양과 같은 신문화를 소재로 한 미인도는 일본 화단에서 자주 다루어지던 것이었다. 「탐구」와 「화음」은 이유태가 일본 유학을 통해 경험한 신문화와 근대적인 여성상 등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미인도와 다른 시대성을 보여준다.

의의와 평가

이유태의 미인도는 조선의 전통적인 인물화법과 신일본화의 화사한 채색화법을 결합하여 신감각풍의 근대 채색인물화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가정의 현모양처나 기생의 모습이 주를 이루었던 근대 여성인물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계층으로 성장한 근대 여성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주목된다.

참고문헌

「이유태와 부포석 미인도 비교 연구―1930~1940년대를 중심으로―」(장정란, 『제국미술학교와 조선인 유학생들 1929~1945』, 눈빛, 2004)
「한국근대기의 여성인물화에 나타난 여성이미지」(구정화, 『한국근현대미술사학』9,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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