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등록문화재(현, 국가등록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캔버스에 유채. 세로 140㎝, 가로 200㎝이다. 한옥을 배경으로 17명의 대가족을 그린 집단초상화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배운성은 당시 서울의 대표적인 갑부이며 서화애호가였던 백인기(白寅其)의 아들 백명곤(白命坤)의 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동행하면서 일본을 거쳐 독일로 유학하였다. 이후 그는 베를린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40년에 귀국할 때까지 베를린과 파리를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 작품은 1930년대 초에 유럽에서 활동하던 배운성이 주인인 백인기 가족을 회상하며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옥을 배경으로 손자를 안고 앉아있는 할머니를 중심으로 대가족이 모여 있다. 한복을 입은 모습은 서구인들에게 이국정서를 자아내기 위한 설정으로 보이며 인물들의 경직된 표정과 자세는 이 그림이 사진과 기억에 의해 조합되어 그려진 것임을 추측하게 한다.
제일 왼쪽 흰 두루마기를 입고 구두를 신은 이가 배운성 자신이며 맨 오른쪽의 하녀와 아이들과 함께 다른 방향의 시선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부동자세의 인물들 사이에 생기를 더해주고 있다. 배경의 창 너머로 보이는 장독대와 담장 너머 풍경은 소실점의 역할을 하며 공간에 원근감을 부여한다.
아이들의 복식에 대한 자세하고 다채로운 묘사는 먼 동양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려는 작가의 의도로 보이며, 전면에 배치된 이국적 품종의 개는 서구문물의 영향을 받은 근대기 상류층의 모습이자 서양화적 전통을 고려한 요소로 여겨진다. 이 작품은 1935년 독일 함부르크미술박물관에서 개최된 개인전에 출품되었다.
동서양의 회화개념이 융합된 배운성의 독창적 화풍이 잘 반영된 작품이며, 근대기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의 대표작으로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