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유채. 세로 46㎝, 가로 37.5㎝.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소장. 「작품(Work)」은 몇 개의 직선으로 나누어진 공간 분할과 강한 원색의 대조가 만들어 내는 긴장과 이완의 상호관계를 통해 조형적 효과를 만들어 낸다. 검은 색의 넓은 바탕색 때문에 전반적으로 무겁고 고요한 느낌을 주지만, 화면을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노란색 선은 작품에 긴장감과 생동감을 부여한다. 인물이나 자연과 같은 대상물들을 철저하게 배제한 채 엄격하고 단순한 절대 추상으로서의 구성주의적 태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그림은 유영국이 일본 유학시절(1935∼1943)에 제작한 초기 작품이다. 유영국은 193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 구성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은 추상 회화, 판재를 이용한 부조(浮彫, relief), 사진 등을 통해 다양한 추상미술 형식을 실험하였다. 그는 구체적인 대상물의 재현이나 서사를 배제한 기하학적인 추상을 추구하였으며, ‘자유미술가협회전’, ‘NBG 양화전’ 등과 같이 일본의 전위미술 단체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특히 1940년에 이르면 유영국은 평면적인 화면 위에 단순한 구획과 분할에 의한 공간 구성을 보여주었던 이전의 작품에서 더 나아가, 강한 원색의 대조에 의한 조형적 효과로 관심을 확장하였다. 「작품」은 이전의 부조 작품에 나타났던 기하학적 구조에 대한 관심이 회화로 옮겨가 표현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색면들 사이의 긴장과 이완, 선과 면의 구성이 만들어내는 화면의 균형과 조화이다. 같은 시기에 제작한 초기 작품으로 「작품(Work)」(세로 38㎝, 가로 45㎝)이 함께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유영국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다. 순수하고 절대적인 기하학적 추상을 추구한 구성주의 미술이 한국 근대미술에 도입되는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