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삽화형식(에피소드)으로 수많은 장면이 빠르게 진행된다. 간판회사 사장이 나와서 관객에게 직접 이야기를 함으로써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장면에 이어, 만수 의 시골 어머니의 처량한 모습, 또 그 뒤를 이어 15층에서 페인트 작업을 하는 만수와 칠수의 장면 등으로 연결된다.
칠수와 만수는 빌딩에 매달린 곤도라(공중무대) 위에서 거대한 상업용 선전간판의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별다른 일거리를 찾지 못한 그들은 페인트공으로 매일 11시간의 작업을 강행한다. 그들이 그리는 광고는 맥주 맛을 돋우기 위한 여자의 나체 그림이다. 주변의 바닥무대는 여러 장소로 활용된다. 관객들이 바라보는 정면 허공을 향해 두 청년은 페인트 붓과 롤러를 움직이며 그들의 과거, 현실, 젊음의 꿈을 그려낸다. 노동판의 고달픔 가운데서 가정에 대한 그리움, 여성에 대한 사랑, 젊음의 자유로운 생활설계, 일확천금의 공상 등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석양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려는 그들의 행동은 경찰당국과 언론기관에 의해 ‘투쟁을 목적으로 한 노동자들의 자살극’으로 오해되고, 궁지에 몰린 두 청년은 끝내 투신하고 만다.
이 작품은 대대적인 흥행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극중 대사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었다. 일반적으로 “사회 풍자적 또는 사회 비판적 요소가 강한 공연에서의 대사는 그 주된 특징이 욕지거리나 성적인 야유로서 특히 여성의 육체에 대한 직접적·간접적인 야유와 희롱이 허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실험적 공연이라고 해도 근본적으로 예술이 가져야만 하는 현실과의 미적인 거리감이 한 본질임을 감안할 때 사회 풍자적 혹은 비판적 대화가 곧 욕설이나 음담패설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체제저항, 투쟁선동, 군사독재시대의 상황을 역설적으로 풍자한 작품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주변을 생생하게 표현하면서 긴박감 있게 전개되는 장면들이 신선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동아연극상 연출상,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