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가 ‘한 등장인물을 위한 연극’이라 붙어 있듯이, 남자 등장인물 한 명이 나와 자신의 배역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의 배역을 연기하는 방식의 일인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페 떼아뜨르라는 살롱무대를 위해 기획되었음은 색다른 공연성을 견인했다. 한 명의 배우가 다역을 소화해 내는 다양한 변신연기 그리고 논리와 인과성을 거부하는 부조리극적, 전위적 극형식이 특징적이다.
휠체어를 탄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사, 비밀을 조금씩 털어놓는다.그가 이아고 역을 맡은 연극에서 오델로 역을 맡은 배우가 연기에 몰입하여 데스데모나 역을 맡은 배우의 목을 진짜로 조를 때 무대에 뛰어들어가 저지한 사건 때문에 무대에서 추방된 전직 배우임이 밝혀진다. 이후 아내에게나 세상 사람들에게 그는 롤러스케이트를 타다 다쳐 휠체어를 타는 것으로 위장했다. 아파트 위층에서 나는 롤러스케이트 소리에 항의하기 위해 올라간 그는 2층 미스 패션의 애인에게 미스 패션의 정부로 오인받고, 그녀를 찾아오라고 거리로 내몰린다. 욕탕에 있는 아내를 꺼내주기 위해 집 거실로 돌아온 그는 휠체어의 주인이 사실은 자기 아내임을 밝힌다.
잘 짜여진 서사나 인과적 구성 없이, 등장인물의 요령부득 요설과 많은 연극에서 차용한 대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난해하지만, 오태석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싱싱한 언어의 힘이 매혹적이다. 배우 김동훈의 뛰어난 연기력에 힘입어 3년여에 가까운 장기 흥행 기록을 세웠고, 한국 극평가그룹 연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