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면 바탕에 채색. 붉은 바탕에 선묘로 그린 홍지선묘불화(紅地線描佛畵)로, 아미타불과 관음보살 · 대세지보살을 묘사한 아미타삼존도이다. 1878년에 덕운 영운(德芸 永芸)을 수화승으로 정행과 전호 등 2인의 화승이 신중도와 함께 조성하였다.
붉은 바탕에 선묘(線描)기법으로 아미타삼존만을 간단하게 묘사하였다. 화면 중앙에 묘사된 아미타불은 원형의 두광과 신광을 두르고 화면 하단에서 솟아오른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하였다. 오른손은 가슴 부근으로 들어 첫째와 셋째 손가락을 마주잡고 왼손은 무릎 위에서 첫째와 첫째 손가락을 마주잡은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을 결하고 있다. 이마가 넓고 턱 부분이 좁은 역삼각형의 얼굴에 가는 선으로 이목구비가 표현되었으며, 머리에는 육계(肉髻)가 높이 솟아 있다. 본존 좌우에는 좌우협시보살이 정면을 향해 서있는데, 좌협시보살인 관음보살은 아미타화불이 그려진 보관을 쓰고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아 정병을 받쳐들고 있으며, 우협시보살인 대세지보살은 정병이 그려진 보관을 쓰고 왼손에 경책을 들고 있다. 삼존의 두광 주위로는 붉은색의 채운을 표현하였다.
이 불화는 붉은색으로 칠한 바탕에 얼굴과 일부 지물을 제외하고는 선묘만을 이용하여 그렸다. 법의나 천의에 문양도 전혀 표현되지 않고 윤곽선과 의습선 만으로 그려져 있어 평면적이며, 윤곽선과 의습선의 굵기도 다양하지 않고 단조로워서 마치 초본(草本)같은 느낌을 준다. 이처럼 일부를 제외하고 채색과 문양을 생략하여 장식을 극도로 배제한 것은 19세기 선묘불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 불화의 수화승인 덕운 영운(德芸 永芸)은 19세기 후반에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으로, 백양사 아미타삼존도와 신중도 외에도 해인사 대적광전 신중도(1862년)를 비롯하여 운문사 비로전 신중도(1871년), 적천사 도솔암 영산회상도(1871년), 적천사 백련암 영산회상도(1871년), 안적사 아미타불도(1874년), 국민대학교박물관 소장 아미타불도(1875년), 통도사 아미타불홍도(1878년), 동축사 신중도(1897년) 등을 조성하였다. 예운이 홍지선묘불화를 제작하게 된 것은 19세기에 경상도 지역에서 선묘불화가 성행했던 것과도 관련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라도 지역에서 다양한 선묘불화를 제작했던 금암 천여(錦庵 天如), 해운 익찬(海雲 益讚), 운파 취선(雲波 就善) 등과 함께 불화를 제작했던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9세기 중후반경 경상도 및 전라도 일대에서 활동한 덕운 영운의 작품으로, 붉은 바탕에 선묘만을 이용하여 그린 불화이다. 높은 보관을 쓴 보살상의 모습이라든가 둥근 얼굴에 작은 이목구비, 상서로운 하늘과 구름문양의 표현, 전신을 감싸는 광배의 표현 등 경상도 지역의 19세기 양식을 잘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