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9년(정조 23)에 정조(正祖)가 주희의 문집인 『주자대전(朱子大全)』에서 시와 운문(韻文) 415수를 선별하여 편찬·간행한 시선집이다.
정조가 직접 『주자대전』에서 시를 선별하고 서문(序文)을 썼으며, 신하들에게 교정을 하고 주석(註釋)을 붙여 금속활자[壬辰字]로 간행하도록 했다. 1799년 9월 15일 주희의 탄일(誕日)에 맞추어 제1권의 간행을 시작하여 같은 달 25일에 총 8권을 완간하였다. 정조는 인간(印刊)된 『아송』을 각 관서(官署)와 주요 서원(書院) 및 편찬에 참여한 관료 등에게 반사하고, 또 번각본(飜刻本)을 제작하여 전국의 향교(鄕校) 등에 널리 배포하였다.
8권 2책. 금속활자본[壬辰字]. 책 크기는 세로 38.7㎝ 가로 24.4㎝이고, 반엽광곽(半葉匡郭) 크기는 세로 24.8㎝ 가로 17㎝이다. 본문의 행자수는 10행 18자이고, 판심(版心)은 상화문어미(上花紋魚尾)로 되어 있다. 주석은 주희가 직접 붙인 원주(原註)를 기본으로 했으며, 필요한 경우 인명·지명·시사(時事) 등에 관한 조선 학자들의 주석이 추가되어 있다. 시의 원문과 원주는 1771년(영조 47)에 간행된 『주자대전문집(朱子大全文集)』과 완전히 일치하고 있어서, 『아송』에 수록할 시를 선별할 때 1771년의 『주자대전문집』을 저본으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권두에는 정조가 쓴 「어제아송서(御製雅誦序)」, 책의 취지와 체재를 밝힌 「아송의례(雅誦義例)」, 수록된 시의 목차인 「아송목록(雅誦目錄)」이 있다.
「어제아송서」에서 정조는 주희의 시를 선양함으로써 문풍(文風)을 쇄신하는 것이 본서를 편찬한 목적임을 밝혔다.
「아송의례」에는 사(詞)·부(賦)·금조(琴操) 4수(首), 고체시(古體詩)·근체시(近體詩) 359수, 명(銘)·잠(箴)·찬(贊)·제사(題辭)·삼선생사문(三先生祠文)·권학문(勸學文) 52수 등 총 415수의 글을 선별하여 본서에 수록했음이 기록되어 있다.
조선 학자들의 주석은 주희의 시를 도학적인 관점에서 풀이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는데,이는 정조의 『아송』 편찬 기준과 상통한다. 즉, 정조는 『아송』을 편찬할 때 성리학의 근본 원칙이나 이론적 내용을 읊은 시들을 선발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주희의 학문과 사상이 잘 드러난 명·잠·찬·제사 등의 운문들도 함께 수록했다. 여기에는 당시 문인들이 주희의 시를 학습의 전범으로 삼아 도학과 문장이 일치된 학문을 구현하기를 기대했던 정조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조의 주자학 연구 및 주자서(朱子書) 선본(選本) 편찬이 갖는 성격과 목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