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성공회 토레이(R. A. Torrey III, 한국명 대천덕) 신부가 몇몇 가정들과 함께 기도와 노동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어 한국 교회와 사회에 성령운동과 사회 개혁운동을 시작한 것이 예수원이다.
예수원은 미국의 유명한 부흥사 무디(D. L. Moody)의 동역자이며, 무디성서학원의 원장이었던 토레이의 손자인 토레이 3세가 세운 개신교 수도원 공동체이다. 토레이 3세는 중국 장로교 선교사였던 아버지 토레이 2세를 따라 어린 시절을 중국 산동성에서 보냈으며, 고등학교는 평양에 있는 외국인학교를 다녔다. 매우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성령세례를 강조하는 오순절운동의 전통이 익숙했지만, 동시에 중국의 어려운 현실을 보고 노동운동에 뛰어들기도 하였다. 그 뒤 그는 장로교를 떠나 성공회에서 사제로 안수 받고 1949년부터 1957년까지 미국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에서 목회를 하였다.
1957년 한국성공회 데일리(John Daly) 주교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선교사로 내한하였고, 성 미가엘신학원을 재건립해서 원장을 맡았다. 그러던 중 영국 캔터베리에 있는 성 어거스틴대학을 방문해 머물다가 이곳에 있는 수도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진정한 교육은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사회와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에 토레이 3세는 한국에 돌아와 이를 실험해 보려고 했지만 한국에서 그의 생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오순절 성령운동도 거부되었다.
1965년 토레이 3세는 신학원 원장을 사임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수도원을 만들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강원도 삼척의 산골짜기에 땅을 마련하고,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개신교 수도원 공동체를 만들었다. 예수원은 가족단위로 참여하여 기도하고, 노동하며 신앙생활을 체험하는 공동체이다. 이곳에서는 기독교의 오랜 수도원 전통을 따라서 매일 세 차례 기도하며, 동시에 오순절운동의 전통을 따라 방언과 치유의 사역을 하기도 한다. 또한 예수원은 지원자를 받아서 기도와 노동을 중심으로 하는 영성생활을 위한 수련제도를 갖고 있으며, 동시에 오순절적인 성령체험을 위한 성령세미나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는 토레이 3세의 아들 벤 토레이가 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기존의 사역과 더불어 통일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삼수령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삼수령이란 예수원이 있는 산골짜기에서 동해, 남해, 서해로 흐르는 강이 시작된다는 것을 말하며, 삼수령운동이란 여기에 제4의 강, 곧 그리스도 생명의 강을 북한으로 흘러 보내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통일준비운동이다.
토레이 3세와 예수원은 한국 교회와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토레이의 성령운동은 한국 교회의 주류 부흥운동과는 달리 축복을 강조하지 않으며 오히려 노동을 통한 영성의 증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토레이 3세는 구약성서의 희년제도에 근거한 토지제도를 강조하였는데, 이것은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는 한국 사회에 예언자적인 목소리가 되기도 하였다. 예수원은 보수주의적인 신앙과 진보적인 경제관을 바탕으로 한국 교회의 갱신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