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회향 ()

불교
개념
보살이 수행하는 52계위 가운데 십행의 위에 있는 31번째에서 40번째까지의 계위를 가리키는 불교용어.
내용 요약

십회향은 보살이 수행하는 52계위 가운데 십행의 위에 있는 31번째에서 40번째까지의 계위를 가리킨다. 보살이 수행을 통해 얻은 즐거움, 특별한 능력, 지혜 등을 중생에게 돌리므로 회향(廻向)이라 한다. 십회향은 ① 구호일체중생리중생상회향, ② 불괴회향, ③ 등일체불회향, ④ 지일체처회향, ⑤ 무진공덕장회향, ⑥ 수순일절견고선근회향, ⑦ 수순등관일체중생회향, ⑧ 여상회향, ⑨ 무박무착해탈회향, ⑩ 법계무량회향이다. 첫번째 회향은 보살의 몸으로 모든 중생의 죄를 씻게 하고 대신해서 무한한 괴로움을 받겠다는 대수고(代受苦)의 사상이다. 이것이 십회향품을 관통하는 사상이다.

정의
보살이 수행하는 52계위 가운데 십행의 위에 있는 31번째에서 40번째까지의 계위를 가리키는 불교용어.
개설

십회향 계위의 보살은 수행을 통해 즐거움, 특별한 능력, 지혜 등을 얻게 되는데, 이것을 널리 중생에게 돌리므로 회향(廻向)이라고 말한다. 회향의 ‘회’는 돌리는 것이고, ‘향’은 나아간다는 의미로써 이타적 이상을 나타내는 개념이며, 동아시아불교에서는 모든 실천의 끝에 회향을 할 정도로 종교적인 의미를 확고히 하였다.

내용

『화엄경』에는 도솔천에서 설하는 「십회향품」이 교설된다. 이 품에서는 금강당보살이 보살명지삼매(菩薩明智三昧)라는 명상에 들어 무한한 지혜와 변론의 능력을 받은 다음 명상에서 나와 설법하기 시작한다. 열 가지의 명칭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구호일체중생리중생상회향(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廻向)은 일체 중생을 구호하여 미혹에서 벗어나게 하는 회향이다. ②불괴회향(不壞廻向)은 깨뜨릴 수 없는 믿음을 얻게 하는 회향이다. ③등일체불회향(等一切佛廻向)은 모든 부처님이 하는 것과 같이 회향하는 것이다. ④지일체처회향(至一切處廻向)은 선근 공덕을 모든 곳에 이르도록 회향하는 것이다. ⑤무진공덕장회향(無盡功德藏廻向)은 무한한 공덕장을 얻어 불국토를 장엄하는 회향이다. ⑥수순일절견고선근회향(隨順一切堅固善根廻向)은 모든 확실한 선행을 회향함이다. ⑦수순등관일체중생회향(隨順等觀一切衆生廻向)은 모든 중생에게 평등하게 수순하는 회향이다. ⑧여상회향(如相廻向)은 진리의 모습을 회향함이다. ⑨무박무착해탈회향(無縛無著解脫廻向)은 속박도 집착도 없는 초월적인 회향이다. ⑩법계무량회향(法界無量廻向)은 진리의 세계를 한없이 회향함이다.

이 가운데 첫 번째 회향은 보살의 몸으로 모든 중생이 죄를 씻게 하고 대신해서 무한한 괴로움을 받겠다고 염원하는 대수고(代受苦)의 사상이 명확히 설해져 있고, 이것이 십회향품을 관통하는 사상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대승의장』에서는 이와 같은 사상을 염두에 두고, 회향의에서 대수고가 불교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질문을 하자 이에 대해서 불교의 가르침에 상호간에 조력하는 조건이 없는 것이 아니며, 서로 간에 조력함으로 자신의 선근을 타인에게 보시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이렇게 회향함으로써 보살 자신은 중생을 교화할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결과적으로 미래세에 중생들이 보살을 존경하여 법을 따르기 때문에 능히 모든 교화의 대상들을 이익 되게 하는 방법이라고 대답한다.

대수고의 사상은 한국불교에서도 깊이 수용되었다. 의상(義湘: 625~702)의 『화엄경문답』에서는 중생의 악업을 없애기 위해서 대신 고통을 받거나, 중생의 악업을 자기가 지은 것이라고 감득하거나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그 중에서 필요에 따라서 어느 한 방법을 취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것이 삼승교(三乘敎)와는 다른 화엄일승의라고 한다. 태현의 『범망경고적기』에서도 「중생을 교화하지 않는 것을 금하는 계(不化有情戒)」에서 모든 세계의 고통을 받는 중생을 위하여 스스로 고통을 받기를 서원하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 보살계에 이와 같은 사상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혜원의 『대승의장(大乘義章)』에서는 10가지 회향을 세 가지 유형의 회향으로 정리한다. 즉, 첫째는 보리회향(菩提廻向)이다. 보살 자신이 수행하여 얻은 일체선법을 회향하여 깨달음의 공덕으로 나아가 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중생회향(衆生廻向)이다. 중생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 보살 자신이 수행하여 얻은 일체선법을 회향하여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서원하는 것이다. 셋째는 실제회향(實際廻向)이다. 보살 자신이 수행하여 얻은 선근을 회향하여 평등하고 진실한 법성을 구하는 것이다.

원효는 『금강삼매경론』에서 평등한 공을 얻어 자신과 타인에게 편만하게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서, 회향이 자신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을 명확히 하였다. 그리고 『범망경』의 십금강, 『인왕경』의 십견심(十堅心)을 십회향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의상은 『화엄경문답』에서 화엄일승의 입장에서는 이 위 세 가지 회향을 삼처회향(三處回向)이라고 명명하면서, 실제로 회향할 곳이 없는 것을 일컬어 회향이라고 한다. 이것은 주체와 대상에 대한 집착을 벗어나서 회향하는 것이며 그것이야 말로 깊고 깊은 연기도리(緣起道理)라고 하였다. 현재도 한국사찰에서는 삼처에 회향하여 다 원만해지도록 축원하고 있어서 회향의 정신이 종교적으로 계승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십회향의 대수고 개념은 십회향을 관통하는 사상이다. 한국불교에서도 대수고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을 의상의 『화엄경문답』, 태현의 『범망경고적기』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삼처회향에 대해서는 화엄일승의 입장에서 주체와 대상의 집착을 없애는 것이 진실한 회향이라고 하며, 특히 원효는 회향이 자신과 타인에게 동시에 향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였다.

참고문헌

『범망경고적기(梵網經古迹記)』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화엄경문답(華嚴經問答)』
『화엄경을 읽는다』 (기무라 키요타카 지음, 김천학·김경남 번역, 불교시대사, 2002)
『화엄의 세계』(해주, 민족사, 1998)
집필자
김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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