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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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신앙체계에 근거한 초인간적인 종교경험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영응 · 영감 · 위험 · 험.
이칭
이칭
영응(靈應), 영감(靈感), 위험(威驗), 험(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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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영험은 신앙 체계에 근거한 초인간적인 종교 경험을 가리킨다. 불교에서 갖가지 신행으로 인하여 얻게 되는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경험을 총괄하여 영험이라 일컫는다. 초기 불교의 경전에는 부처와 보살이 지닌 신력이나 믿을 수 없는 현상 등도 자주 설해졌다. 성불이 요원하게 느껴질 수 있는 초심자들에게 자그마한 영험담은 깨달음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등불이 되고 있다. 여러 불보살들이 교화의 방편으로 보인 신이한 영험담은 불교사에서 불교 전파의 쉬우면서도 강력한 수단이 되어 왔다.

정의
신앙체계에 근거한 초인간적인 종교경험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영응 · 영감 · 위험 · 험.
개설

영험(靈驗)은 영응(靈應) · 영감(靈感) · 위험(威驗)이라고도 하며 줄여서 험(驗)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 법문을 듣거나 불보살에게 기원〔祈求〕을 하거나 경전을 수지(受持) · 독(讀) · 송(誦) · 해설(解說) · 서사(書寫)하는 등 갖가지 신행으로 인하여 얻게 되는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경험을 총괄하여 일컫는 말이다.

내용

영험은 특정한 믿음을 전제로 하는 개인 혹은 집단의 불가사의한 체험이다. 이러한 점에서 영험이란 종교를 철학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는 연기(緣起)로써 존재와 세계의 참 모습을 직시하도록 가르친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성적이다. 그와 동시에 초기불교의 경전에는 부처와 보살이 지닌 신력(神力)이나 믿을 수 없는 현상 등도 자주 설해지고 있다.

그런 내용들을 부처님 교설의 형식인 12부경(部經) 가운데 아부타달마(abbhuta-dharma)라고 한다. 미증유(未曾有)라고 한역하며, 미증유경 또는 미증유설이라고도 한다. 『법화경』과 같은 대승경전에서는 ‘부처님이 법을 설하시자 그 자리에 있던 대중들이 미증유를 얻고 크게 기뻐하였다.’고 하는 문장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서 ‘미증유’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일 또는 아직까지 알지 못했던 이치를 깨달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밖에 대승의 여러 현(顯) · 밀(密) 경전 가운데도 불보살이나 금강(金剛) 등의 제존(諸尊)이 영험한 일들을 보인 내용이 설해져있다.

중국과 우리나라 등으로 불교가 전래되면서 경전과 관련된 영험설화가 많이 전해진다. 대표적인 것으로 『반야심경』의 관음 영험담이 있다. 당나라 현장법사(玄奬法師)가 629년에 천축국으로 구법의 길을 떠났을 때의 이야기이다. 현장법사는 익주 공혜사에 이르러, 문둥병에 걸려 당장 숨이 넘어갈 듯한 노스님을 만났다. 법사가 지성으로 간병하자 스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쾌되었다. 스님은 깊이 고마워하며 앞으로 험난한 천축 길에서 만나게 될 갖은 시련을 알려주면서 "삼세제불의 심요(心要) 법문이 여기 있으니 이것을 늘 기억하여 외면 온갖 악귀를 물리치고 안전히 다녀올 수 있으리라"고 하며 경전을 주었다. 그것은 범어로 된 『반야심경』이었다.

법사는 천축을 가는 길에 끊임없이 무서움과 괴로움, 편안함을 유혹하는 악귀들을 만나고, 목숨을 잃을 위기를 무수히 많이 만났다. 그때마다 『반야심경』을 지심으로 독송하여, 마침내 무사히 천축 마가다국 나란타사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거기에서 자신에게 『반야심경』을 가르쳐준 병든 노스님을 만나게 되었다. 현장을 본 그 노스님은 흔연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이곳에 무사히 도착한 것은 삼세제불의 심요법문을 수지 독송한 덕이니라. 내가 바로 관음보살이다.” 그러고는 표연히 떠올라 하늘 높이 사라져버렸다. 그 뒤 현장법사는 귀국하자마자 관음보살이 친히 가르쳐준 『반야심경』을 가장 먼저 번역하여 유포하였는데, 수지하여 지심으로 독송하는 이마다 『반야심경』의 영험함을 경험했다고 한다.

각종 고승전(高僧傳)에도 역대 법사들의 영험담이 실려 있으나, 특히 신이(神異)한 영험담만 모아서 기록한 것을 감응전(感應傳) · 영험기(靈驗記) · 영험전(靈驗傳) 등이라고 한다. 당(唐) 도선(道宣)의 『집신주삼보감통록(集神州三寶感通錄)』 3권, 송(宋) 비탁(非濁)의 『삼보감응요약록(三寶感應要略錄)』 3권 등이 해당된다. 특정 경전을 중심으로 한 영험기로는 당(唐) 단성식(段成式)의 『금강경구이(金剛經鳩異)』 1권, 송(宋) 종효(宗曉)의 『법화경현응록(法華經顯應錄)』 2권, 명(明) 주굉(袾宏)의 『화엄경감응략기(華嚴經感應略記)』 1권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찬술된 것으로는 주로 『법화경』에 관한 영험전이 있다. 신라 의적(義寂)『법화경험기(法華經驗記)』 3권, 고려 진정국사(眞靜國師) 천책(天頙)의 『해동전홍록(海東傳弘錄)』 4권 그리고 고려말 요원(了圓)『법화영험전(法華靈驗傳)』 2권이다.

이 가운데 완전히 전해지는 것은 요원의 『법화영험전』 뿐이다. 의적의 『법화경험기』는 일실(逸失)되었으나, 일본에서 『법화경집험기(法華經集驗記)』라는 제목으로 필사되어 2권 본으로 전해져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필사본에는 대략 31편의 영험담이 수록되어있으며, 그 중 『법화영험전』과 일치하는 내용은 11가지 정도이다. 그리고 『해동전홍록』은 4권 가운데 단 11편 정도가 『법화영험전』에 수록되어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법화영험전』에는 중국의 동진(東晋) 때부터 당, 송대까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로부터 고려까지의 영험담들 총 118화(話)가 실려 있다. 여기서는 각 영험담의 출처를 모두 밝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출처는 『홍찬법화전』 · 『법화경현응록』 · 『해동전홍록』 · 『영서집(靈瑞集)』 · 『사부관음전(謝敷觀音傳)』등과 우리나라의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 · 『권적본전(權適本傳)』 · 『민장사기(敏藏寺記)』 · 『계림고기(雞林古記)』등 총 19종에 이른다.

그리고 고려의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교의 영험담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서두에서는 기존의 사서(史書)가 예악인의(禮樂仁義)에 기초하여 집필되고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다루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였다. 우리나라의 건국 자체가 신이(神異)함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하여, 뒤의 탑상(塔像) 제4, 신주(神呪) 제6, 감통(感通) 제7, 피은(避隱) 제8 등에서 불교의 여러 사찰 · 승려들과 일반 서민 · 하층민들에 얽힌 영험담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다.

의의와 평가

영험은 신앙이라는 믿음 체계에 근거한 경험인 동시에 신앙을 더욱 심화할 수 있는 체험이다. 부처님 당시에 신통제일(神通第一)이었던 목건련도 믿음이 없는 대중을 교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통을 사용하였다. 여러 불보살들이 교화방편으로 신력(神力)을 보였다면, 불교사에서 영험은 불교 전파의 쉬우면서도 강력한 수단이 되어왔다. 성불(成佛)이 요원하게 느껴질 수 있는 초심자들에게 자그마한 영험담은 깨달음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등불과 계단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삼국유사』나 『법화영험전』 등에 전하는 영험은 지금까지도 신행의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삼국유사(三國遺事)』
『법화영험전(法華靈驗傳)』(동국대학교불교전서편찬위원회 편, 『한국불교전서 권6: 고려시대편 3』, 동국대학교출판부, 1989)
오지연, 「『법화영험전』의 신앙유형 고찰」(『천태학연구』 제11집, 원각불교사상연구원, 2009)
양은용, 「고려 요원찬 법화영험전의 연구」(『한국불교학연구총서』 115, 불함문화사, 2004)
「신라 의적의 법화경집험기」(이기운, 『불교원전연구』 5호 및 6호,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2003 및 2004)
오형근, 「요원찬(了圓撰) 법화영험전(法華靈驗傳)의 사적 의의」(『한국천태사상연구』, 동국대학교 출판부,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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