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심관은 다섯 종류의 번뇌 작용을 멈추기 위한 부정관, 자비관, 인연관, 계분별관, 수식관 등 다섯 가지의 불교 수행법이다. 오정심, 오종관법, 오도문, 오종심관이라고도 한다. 오정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중국 동진(東晉)의 승려인 혜원(慧遠: 334~416)이 저술한 『대승의장』에 보인다. 이는 인도 불교의 명상법을 중국 불교의 입장에서 계승하여 체계화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정심관은 인도 불교와 동아시아 불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면서 불교 수행론의 총체를 담고 있다는 데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오정심관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수행의 내용은 인도의 초기불교에서 이미 모두 나타나고 있어 그 연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오정심’이라는 용어로써 다섯 가지 수행법을 하나의 체계로 파악한 사유방식은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오정심’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어나 팔리어 용어는 경전에 보이지 않는다.
오정심은 중국 불교에서 천태(天台), 화엄(華嚴) 등의 교학에 속하는 문헌에서 등장하고 있을 뿐이다. 오정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중국 동진(東晉)의 승려인 혜원(慧遠: 334~416)이 저술한 『대승의장(大乘義章)』에 보이고 있어서 인도 불교의 명상법을 중국 불교의 입장에서 계승하여 체계화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①부정관
오정심관의 첫 번째는 부정관이다. 부정관은 시체가 썩어가는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감각적 욕망을 다스리는 계기로 삼는 수행법이다. 밖으로 타인의 시체를 관찰하는 방법 이외에도, 안으로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부정한 것들, 즉 똥 · 오줌 · 고름 · 가래 등을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몸에 대한 집착과 탐욕을 다스리는 것이다.
초기불교 경전에서는 주로 ‘부정한 것들을 따라가며 보기’(不淨隨觀, asubhānupassī) 또는 ‘부정한 것들의 모습을 떠올려 생각하기’(不淨想, asubhasaññā) 등의 개념으로 주로 등장한다.
②자비관
자비관은 자신의 마음에 자비로움을 일으켜 가득 채워가는 수행법이다. 자비에서 자(慈, mettā)는 자애의 마음으로서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것이고 비(悲, karuṇā)는 연민의 마음으로서 슬픔을 나누어지려는 행위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초기불교에서 자비관은 모든 생명체들이 괴로움을 벗어나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기원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권장되는 수행법이다. 줄여서 자관(慈觀) 또는 자애관(慈愛觀)이라고도 한다.
③인연관
인연관은 ‘연기(緣起, paṭicca-samuppāda)’의 이치를 관찰하는 것이다. 인연이란 ‘원인(因, hetu)과 조건(緣, paṭicca)’을 아우르는 개념이지만 초기불전에 따르면, ‘이것을 조건으로 발생한다’는 ‘연기’의 설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초기불전인 『맛지마-니까야(Majjhima Nikāya)』 제28경에 보이듯이, “연기를 보는 자는 법(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는 구절에 의거하면, 연기의 이치를 관찰하는 것의 중요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연기’는 번뇌 따위가 무엇을 조건으로 해서 발생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여 그러한 문제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한 명상법이라고 볼 수 있다.
④수식관
수식관은 호흡을 주시하는 명상법을 더욱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하여, 호흡하는 순간에 하나씩 숫자를 붙여가며 헤아리는 방법이다. 곧 들숨[吸, āna]과 날숨[呼, apāna]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온전하게 집중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매우 산만하여 마음의 집중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권장하는 명상법이다.
수식관은 호흡에 집중하여 그것을 헤아린다는 뜻을 옮긴 말이고, 팔리어 ‘아나빠나(ānāpāna)’의 발음을 옮기면 ‘안나반나(安那般那)’가 된다. 여기에 다시 주의력을 불러일으키는 ‘사띠(sati, 念)’ 명상을 결합시킨 ‘안나반나념(安那般那念)’ 또는 ‘입출식념(入出息念)’이 초기불전에 등장하는 주요 명상법의 하나가 된다.
⑤계분별관
계분별관은 감각기관의 대상이 되는 외부의 존재[界]를 관찰하여 그 특성을 파악하는 명상의 방법이다. 여기서 잘 구별하여 관찰해야 하는 ‘계(界)’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열거되고 있다. 관찰의 내용은 문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초기불전에 근거하면 다음의 세 가지를 중심으로 한다.
먼저 ‘근본적인 물질요소[四大]’에 해당하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이 관찰대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즉 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를 관찰하여 그것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에 다시 공간[空]과 의식[識]을 추가시켜 ‘여섯 가지 존재의 요소[六界]’를 계분별관의 내용으로 삼기도 한다.
계분별관의 세 번째 관찰 내용은 눈 · 귀 · 코 · 혀 · 몸 · 의식[眼耳鼻舌身意]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根]’이 ‘여섯 가지 감각 대상[六境]’과 접촉할 때에 생겨나는 ‘여섯 가지 종류의 의식[六識]’ 등을 관찰하여 그것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명상법이다. 문헌에 따라서는 계차별관(界差別觀), 계방편(界方便)이라고도 한다.
이상의 다섯 가지를 관찰하는 방법으로써 마음의 번뇌를 다스리기 때문에 오정심관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오정심관은 인도 불교의 명상법이 다섯 가지로 요약, 체계화되어 이후 불교의 전파에서 계승되었다. 따라서 인도 불교와 동아시아 불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면서 불교 수행론의 총체를 담고 있다는 데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동아시아 불교권에서 해석한 하나의 불교 수행 체계라는 위상을 부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