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총 108쪽, 1917년(대정 6) 조선총독부 발행.
편찬자는 조선총독부이지만 집필자는 오쿠야마 센조(奧山仙三)라는 견해가 있다. 조선총독부에서는 1925년 『신편 조선어법급회화서(新編 朝鮮語法及會話書)』를 다시 간행하였다. 1917년본과 내용상 큰 차이는 없으나 부록에서 「보통학교언문철자법(普通學校諺文綴字法)」이 삭제되었다.
『조선어법급회화서』에서 학습 대상으로 하는 조선어는 경성과 아울러 그 부근에서 사용되는 현대의 조선어인데, 지역 방언을 피할 수는 없겠으나 경성어를 잘 습득하고 숙지하면 조선의 지역 방언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여 놓았다. 권두 ‘예언(例言)’에서는 이와 같은 조선어를 배울 때의 요령으로 첫째, 암송에 힘쓸 것, 둘째 문법을 익힐 것, 셋째 응용하는 법에 뛰어날 것, 넷째 발음을 정확히 할 것, 다섯째 힘써서 항상 해당 국민과 접촉할 것, 여섯째 마땅히 해당 국민의 풍습을 아는 것을 들었다. 이 중 특히 해당 국민(조선인)과 접촉한다거나 조선인의 풍습을 아는 것 등을 제시한 것으로 보아 이 책의 독자 및 조선어 학습대상자가 일본인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또 책의 권두 ‘예언’에서는 편찬 목적도 제시하고 있는데, 조선어의 기초 지식을 습득하여 응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첫째이고, 둘째는 조선의 풍습, 습관, 속어, 농담 등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에 근거하여 이 책이 단순히 조선어를 익히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인의 일상 및 심성에 대한 파악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통치의 일선에서 식민주의 부식에 헌신할 수 있는 관료를 양성하는 데 진정한 목표가 있었던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내용은 권두 ‘예언’, 목차, 본문 제1편, 제2편,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본문의 제1편 ‘어법(語法)’은 조선어의 문법을 설명한 것으로 제1장 언문, 제2∼제8장은 품사, 제9장은 ‘고자급음편(高字及音便)’이라 하여 조선어의 문법을 일본어로 설명하고 각 예문을 일본어와 조선어로 각각 번역하여 이해를 도왔다. 본문 제2편 ‘회화 문례(會話文例)’는 조선어 회화편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1장 회화, 제2장 문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제1장 회화편은 응대·방문, 간섭, 음식, 의복, 가정·가구, 천문·지리, 신체·동작, 관직, 여행, 학교, 매매, 농사, 동물, 식물, 인사, 관혼상제 등 총 16개의 주제에 대하여 간단한 대화를 제시하고 있다. 조선어를 위에, 일본어를 아래쪽에 배치하여 각각의 대화를 조선어와 일본어로 표현하여 조선어를 습득하는 데 용이하도록 하였다. 부록편은 ‘조선어 국어 용자 비교 예(朝鮮語國語用字比較例)’, ‘천자문(千字文)’, ‘보통학교언문철자법(普通學校諺文綴字法)’ 총 3가지 내용이 수록되었는데 한자어에 대한 조선어와 일본어의 용례를 비교하여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