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판, 1책, 임시로 대강 묶은 가철본(假綴本) 형태, 총 174쪽, 1947년 7월 25일 국학사 간행, 임시 가격 130원.
『국어 풀이씨 가름(國語用言分類)』이라는 제목에 ‘표해식(表解式) 국어문법(國語文法)’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 이 책이 문법 서술과 함께 용언에 대한 분류표를 제시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책의 판권에는 저자 겸 발행자가 유재헌 본인으로 되어 있고 발행처인 국학사(國學社)의 주소가 저자의 주소와 같은 것으로 보아 저자가 운영한 출판사로 추정된다. 저자 유재헌은 동성중고등학교와 배화여자중고등학교에서 근무했으며, 서울대학교와 국민대학교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유재헌은 일러두는 말에서 “이 책은 중등학교 이상의 국어 문법 교재의 일부로 충용(充用)하기 위하여, 또한 전국 동포 형제 자매에게 국어 통일의 지침이 되기를 기(期)하여 편찬한 것입니다.”고 언급하면서 이 문법서가 일선 학교의 교재로 활용되기에 충분하며 국어 통일의 지침이 되기를 기약한다고 하였다.
『국어 풀이씨 가름』은 저자 머리말, 일러두는 말, 국어 풀이씨 가름 벼리 및 가름표 벼리,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 내용을 서술한 부분은 국한문혼용 및 국한문병용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1933년(단기 4266년) 6월에 적어 두었던 옛 원고 중 일부를 뽑아 수정과 증보를 더하였음을 밝히고, 어법의 체계는 주로 ‘조선어학회’에서 발행한 서적들과 최현배의 저서 『우리말본』의 체계를 따랐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책의 내용은 총 8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들어가는 말, 용언 분류(풀이씨 가름), 용언 어간 분류(풀이씨 줄기 가름), 용언 어간 분류 일람표(풀이씨 줄기 가름 보기표), 용언 어간 분류 총괄표(풀이씨 줄기 가름 모두표), 상용 용언 어간 실례표(흔히 쓰이는 풀이씨 줄기 보기 모음), 용언 어미 분류(풀이씨 씨끝 가름), 용언 활용 분류(풀이씨 끝바꿈 가름)를 통해서 용언, 용언의 어간, 어미, 그리고 용언의 활용을 서술하고 그에 따라서 용언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도표로 정리하였다. 부록에서는 ‘국자(國字)의 이름과 차례’, ‘성음 분류(소리 가름)’를 통해 자모 명칭과 자음과 모음 분류를 하고, ‘품사 분류(씨 가름)’에서 지정사(잡음씨)가 들어간 『우리말본』의 10품사를 소개하고 있다.
유재헌은 조선어학회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과 ‘조선어 표준말 모음’을 지켰다고 밝힘으로써 중등학교 교재로서 규범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도 최현배의 『우리말본』의 체계를 따랐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최현배로부터 많은 학문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표해식’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용언에 대한 구조적이고 체계적 이해를 도모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문법사적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