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272쪽, 1947년 11월 15일 을유문화사(乙酉文化社) 간행, 임시정가(臨時定價) 270원. 겉표지 다음 내지에 ‘제1집’이라는 호수가 명시되어 있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이희승은 해방이 되어 감옥에서 풀려난 후, 한국학(국학)과 관련하여 다양한 저술 활동을 한 바 있다. 이 책은 한국어학 전반에 걸쳐 그가 쓴 논문과 논설, 에세이를 모아 놓은 대중적인 한국어학 개론서이다. 논평이나 에세이 등을 포함하고 있어 체계가 잡힌 학술 연구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희승은 책의 서문에서 과거에 이미 신문·잡지 등에 발표한 논문 중 국어학에 관한 것, 특히 해방 이후의 것을 모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어학도’로서 학적 노력의 현실적 모든 불합리를 시정하고 불성실을 독려하며 미래를 위해 과거에 걸어 온 자신의 발자취를 회고하여 스스로 새롭게 자극을 받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국어에 대한 지식을 국민에게 제공하고 그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여 애국심을 갖게 하는 데도 이 책의 편찬 목적이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목차는 ‘서(序)’를 시작으로 특별한 번호 없이 국어학 관련 논문 및 에세이 16편이 실려 있다. 책의 내용은 크게 논문과 논설, 에세이 정도로 나뉠 수 있는데, ‘인대명사의 주격조사, 여러 받침에 대하여 논한 것, 모음 자음의 명칭, 국어학의 방법론 서설 등은 학술적 논문의 성격을 띠며, ‘신어의 범람 문제, 종교와 언어, 표준어, 지명 연구의 필요성, 언어의 발달’ 등의 글은 논설의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표준어 이야기, 문자 이야기, 외래어 이야기, 사상 표현과 어감’ 등의 주제는 에세이 성격의 글로 판단된다.
앞쪽에 나와야 할 「국어학의 방법론 서설」이라는 논문이 책의 마지막에 있는 것은 미시적 주제를 먼저 다루고 거시적 문제로 마무리하고자 했던 이희승의 의도를 보여 준다. 또한 저자가 “행문(行文)은 평이(平易)를 주(主)로 하였다.”고 서문에 밝힌 것은 국민이 이 책의 독자임을 염두에 두었다는 의미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어학논고』는 해방 이후 국어의 문제를 대중과 함께 고민하고자 했던 대중적 한국어학 개론서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