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판, 1책, 62쪽, 1946년 6월 1일 중성사 출판부(衆聲社出版部) 발행.
명목상의 저자는 한글문화보급회 경남지부이나 머리말을 쓴 박종우(朴鍾禹, 1925∼1975)가 실질적인 저자이다. 그는 당시 조선어학회 파견 강사였다.
겉표지에 ‘이극로 박사 교열(李克魯博士校閱)’, ‘군정 경남도 학무과장 추천(軍政慶南道學務課長推薦)’이라고 되어 있으며, 한글문화보급회 경남지부장 안준상(安駿相)의 ‘발간(發刊)에 제(際)하여’와 중성사 사장 겸 부산매일신문 대표이자 전무의 ‘출간을 축(祝)하며’를 목차 앞에 수록하였다.
책의 실질적인 저자이자 문책인(文責人) 박종우는 머리말에서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유린하고 말과 글을 매장하려던 왜적의 철쇄(鐵鎻)는 이미 끊어지고 만 이때 우리는 오직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또한 새로운 우리 문화를 건설하여야 할 것이다.”라며 한글 문화의 보급을 위해 책을 발간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한글의 문법과 실제』는 총설(모두풀이), 성음학(소리갈), 단어(품사, 낱말), 문장론(월갈)으로 구성되어 있어 음성학, 형태론, 통사론 분야를 아우르는 한국어학 개론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해방 직후 제대로 된 문법서가 거의 없던 시기에 발행된 이 책은 제2편 소리갈에서 홀소리와 닿소리의 성질, 모음조화, 음운의 변동에 대한 기술이 담겨 있다. 제3편 낱말에서는 단어와 품사를 정의하고 그에 따라 현재의 학교 문법과 유사한 9품사 체계를 내용에 반영하고 있다. 감탄사는 느낌씨(감동사)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분류하고 있다.
제4편 월갈에서는 ‘구어(句語)의 성분(成分)’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현대의 문장성분에 해당하는 것이다. 주어, 술어, 객어, 보어, 수식어 등의 다섯 성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객어는 목적어에 해당하며, 수식어는 관형어와 부사어를 포괄한다. 독립어에 대한 설정은 보기 어렵다. 또한 월갈을 문장론으로 칭하고 ‘문장의 실제’를 보여 주고 있다. 이 부분은 한국어학의 통사론 영역이라기보다는 ‘편지, 제비, 우리나라’의 소재에 맞는 모범적인 작문의 좋은 예를 학습자에서 제공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로 파악된다.
『한글의 문법과 실제』는 기본적으로는 우리말 문법서이다. 그러나 박종우가 『흰구름』 동인회 대표이자 시인으로 문필 활동에 종사한 바 있어서 문법서 말미에 제시한 문장의 실제는 그가 월갈을 ‘문장론’으로 칭한 이유를 추정할 수 있다. 현대의 품사 체계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국어학사에서 주목할 만한 문법서로 볼 수 있으며, 고유어 문법 용어 사용에 비추어 볼 때, 당시 조선어학회 최현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