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105쪽, 1946년 9월 20일 을유문화사(乙酉文化社) 발행, 임시정가(臨時定價) 30원. 일반적으로 ‘抄’를 많이 쓰는 데 반해서 같은 의미이지만, ‘鈔’를 제목으로 삼았다.
이희승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해방 후 감옥에서 풀려나, 한국학과 관련하여 다양한 저술 활동을 한 바가 있는데 문학에 대한 관심도 그 영역 중 하나였다. 이 개론서 역시 체계가 있는 저자의 학술 연구서는 아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소논집’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면 이 문헌은 작은 여러 글을 한데 모아 놓아 묶은 소책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희승은 발문에서 책의 발간 경위를 세 가지로 언급하고 있다. 해방이 되어 국어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된 지금, 자신은 문학 전공자가 아니지만, 과거에 강의를 하면서 혹은 글빚 등으로 써 놓은 글을 부족하나마 일단락하고자 하는 것이 그 발간 경위의 첫째요, 문학을 공부하는 후학 및 동무들에게 이 책이 참고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둘째이며, 을유문화사 두 벗인 ‘석동(石童), 우호(愚虎)’의 권유와 호의가 발간 경위의 셋째임을 밝히고 있다.
목차는 특별한 번호 없이 고전문학 작품 해설과 저저의 관견 등 해제, 논문, 에세이가 9편 실려 있고 발문이 이어져 있다.
책의 내용은 크게 작품 해설, 논설, 에세이로 나눌 수 있는데, ‘가사(歌詞) “토끼화상”의 해설, “새타령’ 해설, 가사 “소상팔경(瀟湘八景)” 해설, “강호별곡(江湖別曲)” 해설, “유산가(遊山歌)” 해설, “매화가(梅花歌)” 해설’은 문학 작품 해제의 성격을 띤다. ‘시조기원(時調起源)에 대(對)한 일고(一考)’는 고전 시가 갈래의 연원에 대한 것으로 논문의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고전문학(古典文學)에서 얻은 감상(感想), 소설(小說)과 “얘기책”’ 등의 주제는 에세이에 해당하는 글로 판단된다.
이희승은 한국문학, 특히 고전문학 전공 연구자가 아니다. 그러나 해방 후 다양한 지식에 목말라 했던 민중들에게 이 문헌은 우리의 민족문화 유산인 고전에 대한 지식과 문제를 대중에게 알렸던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문헌은 대중적인 문학 작품 해설서이자 작은 논문집, ‘소논집’의 성격을 지닌 텍스트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