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건은 총 720개의 조선말의 어원에 대해 탐구하면서 다음 8가지 방법을 사용하였다. ① 전설, 역사 사실, 구전 이야기와 관련지어 단어의 어원을 찾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임금’이란 단어의 어원은 단군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환웅과 웅녀가 낳은 아들의 이름을 단군 왕검(王儉)이라 하였는데 여기서 말하는 ‘왕’은 ‘주(主)’, 즉 조선말 ‘님’이라는 것이고, ‘검(儉)’은 ‘신선’의 뜻을 나타내는 ‘신(神)’이라는 것이다. ‘님검’은 실지 사용 과정에서 첫소리인 ‘ㄴ’이 탈락되어 ‘임’이 되고, ‘검’은 ‘금’으로 변화되어 오늘날 ‘임금’으로 된 것이다.
② 고어와 관련지어 향찰, 이두, 훈민정음으로 표기된 중세어 가운데서 어원을 고증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가배(嘉俳)’란 말은 이두로서의 차자(借字)로, 오늘날 추석을 뜻하는 ‘가위’이다.
③ 단어 조성 접미사를 파악하여 기원을 찾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미나리’는 중심어 ‘물날’과 접미사 ‘-이’가 결합되어 ‘물날이-무나리-미나리’로 변화되었다.
④ 발달된 의성 의태어와 관련시켜 단어의 기원을 찾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고니, 기러기, 개구리, 종다리, 꾀꼴새 등이 여기에 속한다.
⑤ 추리법으로 단어의 기원을 찾는 방법이 있는데, 오늘날 쓰이는 단어를 가지고 이미 없어진 단어를 추상하는 방법과 형태 또는 의미적으로 일부 단어의 외적 및 내적 관계를 추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바람’이란 단어는 ‘불다’에서 기원한 것이다. ‘불+암-불암-부람-바람’의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⑥ 풀이법으로 기원을 찾는 방법이다. ‘서까래’와 같은 단어가 여기에 속한다. ‘섶’과 ‘깔다’의 어간 ‘깔’과 단어 조성 접미사 ‘-애’가 합쳐진 것인데 이 단어는 현실에서 쓰이는 과정 중에 받침이 탈락되면서 형성되었다.
⑦ 어음(語音, 음운) 교체, 어음 변화의 분석을 통해 ‘무서움’ ‘구덩-구렁’과 같은 단어들의 기원을 찾는 방법이 있다.
⑧ 다른 언어와의 연관 속에서 단어의 기원을 찾는 방법이 있다. 여기에는 한자어와의 연관, 몽골어와의 연관(‘오랑캐’), 만주어와의 연관(‘사돈’), 일본어와의 연관, 범어와의 연관(‘건달’), 기타 언어와의 연관 등을 들 수 있다.
이상 8가지 방법은 단어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 있으며 많게는 두세 가지, 적게는 한 가지 방법을 통해 그 어원을 따져볼 수 있다.
무려 720개의 어휘에 대한 어원을 8가지 방법에 근거해 분석했으며, 중국에서 현존하는 어원 연구와 성과 중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