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의 구성은 품사 개론[詞類概論], 형태론[詞法], 문장론[句法] 등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중국어권 학습자의 여건을 감안하여 형태론에 큰 비중을 두었다. 또한 중국어에는 없고 조선어(한국어)에만 존재하는 문법 현상들을 중점적으로 기술했다. 품사 개론과 형태론 중 ‘격조사’ ‘보조사’ ‘복수 어미’ 등과 문장론 중 ‘문장과 문장성분’ ‘문장의 유형’은 허동진이, 형태론 중 ‘종결어미’ ‘시제어미’ ‘수식어미[規定詞尾]’ ‘명사형 어미와 체언의 용언형’ ‘접속 어미’ ‘존칭 어미’ ‘태’ 등과 문장론의 ‘직접 인용법과 간접 인용법’은 위욱승이 집필했다.
제1부 품사 개론은 명사, 수사, 대명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 감탄사, 단어의 구조와 구성법, 일부 단어가 문장 중에서 갖는 의미와 용법 등 총 10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지적해야 할 것은 품사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기술한 반면, 중국어권 학습자들이 어려워하는 불완전명사의 의미와 용법, 보조용언의 의미와 용법 등을 제10장에서 구체적이면서도 상세하게 기술했고, 일부 헷갈리기 쉬운 부사는 문장을 예로 들어 용법을 소개했다.
제2부 형태론은 격조사, 보조사, 복수어미, 종결어미, 시제어미, 규정어미(관형격어미), 명사형어미와 체언의 용언형어미, 연결어미, 존칭어미, 태 등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사와 어미에 대해 그 의미와 용법을 하나하나 소개한 것이 장점이다. 특히 격조사의 특수 용법, 보조사와 용언 어미의 대응 관계, 종결어미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등은 중국어권 학습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이다. 또 ‘태’에 관해서는 피동과 사동의 표현을 이어 ‘중동태(中動態)’라는 문법 용어를 이용해 피동 표현과 비슷하지만 다른 유형의 ‘태’를 설명했다.
제3부에서는 문장과 문장 성분, 문장의 유형, 직접 인용법과 간접 인용법을 기술했다. 이외 문장과 문장 성분의 어순에 대해서도 언급했고, 문장의 유형에서는 복잡한 문장도 다루었다.
1970년대에 간행된 중국어권 학습자들을 위한 조선어 문법서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책이다. 인용한 예문들이 풍부하고 전형적이어서 조선어를 공부하는 학습자들이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다. 다만 문법 용어가 중국어식으로 된 것이 많아 한국어 문법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여 1995년에는 『한국어실용문법(韓國語實用語法)』이 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