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식’은 지을 제(製), 법 식(式)으로 의복을 만드는 방법을 나타내는 말이다. 한국에 처음으로 서양식 제복이 도입된 것이 1895년(고종 32)에 「육군복장규칙(陸軍服裝規則)」으로 규정된 군복이었는데 이때 언제 무엇을 입을지에 대해서는 규정되었지만 의복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규정은 없었다. 그러므로 1895년에 규정된 군복의 형태는 의주(儀註)의 도식과 사진 자료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1897년(광무 1)에 「육군복장규칙」이 개정되면서 함께 「육군장졸복장제식(陸軍將卒服裝製式)」이 처음으로 규정되어 의복을 어떻게 만드는지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게 되었다.
1897년의 「육군장졸복장제식」에서는 정모(正帽)와 상모(常帽), 대례의(大禮衣), 상의(常衣), 바지, 대례견장(大禮肩章), 소례견장(小禮肩章), 외투, 도(刀), 도서(刀緖), 식대(飾帶), 마장(馬裝)을 만드는 법이 규정되었다. 모자의 상의, 바지의 재질과 형태는 모든 계급에서 동일하고 계급 표시로 계급을 구별하였다. 계급 표시는 모자 하반부와 상의의 깃과 소매에 들어가는 금선의 개수, 견장의 형태와 선, 문양의 개수, 바지에 들어가는 옆선의 너비와 개수 등으로 표현되었다.
모자와 상의, 바지의 재질은 흑색의 융(絨)이라는, 보풀이 일게 한 면직물이다. 상의는 세운 깃이고 중앙에서 여미는데 좌우에 늑골복처럼, 검은 선으로 만든 무궁화 모양의 매듭 장식이 달려 있다. 예복용 상의 즉 대례의는 흑색이지만 평상복 상의 즉 상의(常衣)는 짙은 회색이었다.
국가 상징 문양으로는 이화(李花)와 무궁화, 태극이 들어가며 그 외에 별과 화살 문양이 있었다.
1900년(광무 4)의 「육군장졸복장제식」 개정으로 상의의 형태가 바뀌었다. 기존의 늑골복 형태에서 예복은 단추 두 줄이 들어가는 더블브레스트(Double-breasted) 재킷으로, 평상복은 단추 한 줄의 싱글브레스트(Single-breasted) 재킷의 형태로 바뀌었다. 1907년(광무 11)에는 「육군복장규칙」(칙령 제25호)와 별도로 「육군복장제식」(칙령 제26호)이 제정되면서 예복과 평상복의 색상이 다르게 되었다. 예복은 기존의 흑색이었지만 평상복은 모자와 상의, 바지가 다갈색이 되었다.
1897년에 제정된 「육군장졸복장제식」은 군복을 구성하는 의복의 제작법을 처음으로 규정한 법령으로 의의가 있다. 이 법령을 통해 군복의 실제 형태를 알 수 있으며 법령을 개정하는 과정을 통해 군복의 형태적 변화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