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처음으로 설치된 근대식 경찰 업무 관청은 1894년(고종 31)에 설치된 경무청(警務廳)이고 이듬해인 1895년(고종 32) 4월 19일에 ‘경무사 이하 복제(警務使以下服制)’ 즉 서양식 경찰복이 제정되었다.
대한제국기(1897~1910) 경찰복은 상복(常服) 즉 평상복(平常服)과 예복(禮服)이 있었다. 1895년에 처음으로 제정된 것은 평상복인 상복 규정으로 경무청의 경무사(警務使), 총무국장(總務局長), 경무관(警務官), 총순(摠巡), 순검(巡檢)의 상모와 순검을 제외한 계급의 모자와 상의, 바지, 외투, 하복, 제등이 규정되었다.
모자와 상의, 바지는 짙은 감색의 융(絨)이라는, 털이 일어나도록 짠 면직물로 되어 있다. 모자의 형태는 둥근 투구형이고 정수리 부분과 앞 중앙에 이화문양(李花紋樣)이 배치되었다. 상의는 플랫칼라이고 갈고리단추로 여미게 되어 있으며 앞 중앙과 밑단에 검은색의 선 장식이 있었다. 계급 표시는 모자 주위에 두른 흰 선, 소매에 흑색 선으로 다는 수장(袖章), 바지 옆선에 들어가는 흰 선의 너비와 개수로 나타냈다.
상복 즉, 평상복의 개정 과정은 다음과 같다.
1897년(광무 1)의 개정으로 순검의 상복도 규정되었는데 상의에 두 줄 단추가 들어간 더블브레스트(Double-breasted) 재킷이었다.
1899년(광무 3)의 개정으로 모자와 상의의 형태가 바뀌었다. 모자는 정수리가 평평한 모양이 되었으며 상의의 깃이 스탠딩 칼라가 되고 앞 중앙 좌우에 이화 모양의 매듭 장식이 들어갔다. 수장도 𐠦자형과 이화문양으로 바뀌었다. 1900년(광무 4) 개정으로 견장이 추가되었는데 네모난 바탕 위에 태극을 중앙에 배치한 이화문양을 덧붙였다. 1905년 개정에서는 모자의 평평한 정수리 부분이 아래로 약간 들어간 형태가 되었다. 1907년(광무 11, 융희 원년) 개정으로 모자의 높이가 낮아졌다.
한편 예복은 1899년에 제정되었다. 모자와 상의, 바지 형태는 1899년의 상복과 동일하지만 계급 표시에 차이가 있었다. 모자 주위에 두르는 선은, 상복은 흰색인데 예복은 금색이었고 수장도 상복은 검은색인데 예복은 수구에 붉은 색을 대고 선은 금색이었다. 상복에는 없는 계급 표시로 깃에 다는 의령장(衣領章)과 견장(肩章)이 있었다. 의령장은 금색 바탕에 붉은 선이 들어갔으며 견장은 금선을 짜서 만든 타원형 위에 이화문양을 달았다. 1900년 개정으로 견장에 이화 대신에 태극이 들어가게 되었다. 1905년 개정으로 모자 형태가 상복과 동일하게 바뀌었는데 모자의 하반부가, 상복은 흰색인데 예복은 붉은색이었다. 1907년 개정으로 모자의 높이가 낮아졌으며 상의는 여밈이 깊은 두 줄 단추의 더블브레스트(Double-breasted) 형태가 되었다.
1894년 경무청 체제에서 1897년에 경부 체제로, 그리고 1902년에 다시 경무청 체제, 1907년에 경시청 체제로 바뀌면서 위의 개정 외에도 관제의 변화에 따른 계급장의 변화가 수시로 이루어졌다.
대한제국 경찰복은 서양식 제복으로 근대식 경찰 제도의 도입을 상징하며 이화와 태극이라는 국가 상징 문양에서 대한제국의 자주성을 표현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